자신이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판결이 확정되고 한참 후에야 알게 된 해당 남성은 뒤늦게나마 재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공무집행방해, 폭행 혐의로 기소된 최모 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과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한 원심 재판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대법원은 "최 씨가 개인사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법정에 나올 수 없던 이유가 있었고 최 씨 잘못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런 사정과 전원합의체 판례에 따라 최 씨가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해줘야 한다"고 판시했다.
최 씨는 술값을 못 내겠다며 술집 주인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 재판은 최씨가 법정에 나타나지 않고, 소재도 확인되지 않아 최 씨 없이 판결까지 내렸다.
소송촉진법 제23조에 따르면 형사재판 1심 도중 일정기간 이상 피고인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사형, 무기징역, 장기 10년 이상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이 아니라면 피고인 없이 재판이 가능하다.
1심은 경찰에 최 씨를 찾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찾지 못했다. 이에 최 씨가 받아야 할 공소장, 소환장을 공시송달하고 판결까지 진행했다.
공시송달이란 재판 당사자를 찾을 수 없는 경우 법원이 재판서류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를 통해 당사자에게 알리는 제도다.
2심도 최 씨 없이 진행돼 2018년 2월 항소기각 판결이 나왔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최 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대법원 판단을 받게 해달라며 상고장을 제출했다.
대법원은 상고 기한이 한참 지났지만, 최 씨의 상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소송촉진법 제23조에 따라 1심부터 피고인 불출석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지고 2심에서 확정된 경우 불출석한 데 피고인 잘못이 없었다면 피고인의 뒤늦은 상고라도 받아들여 2심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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