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범죄 부추기는 소년법 '솜방망이 처벌'

김형환 / 2020-04-08 14:54:52
'디스코드' 'n번방' 등 성착취 범죄에 미성년자 다수 연루
전문가 "소년법 개정과 더불어 사회의 복합적 대책 필요"

성착취물 범죄에 다수의 미성년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록 미성년자지만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지난달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지난 7일 인터넷 채팅 메신저 '디스코드'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한 남성 10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 남성들 중 8명이 미성년자이며 미성년자 중 1명은 만 12살의 촉법소년(만14세 미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안 되는 연령)이라고 밝혔다.

최근 '박사방' 조주빈의 후계자로 알려진 '태평양' 이모(16) 군 역시 미성년자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미성년자의 성범죄는 꾸준히 있었다.

지난 2018년 8월 경기도에 거주 중이던 A(16) 양은 불법 촬영물로 인한 미성년자 남학생 B 군의 협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 군은 지워달라는 A 양의 애원에도 집요하게 협박을 했다. 협박을 이기지 못한 A 양은 옥상에서 생을 마감했다.

지난해 8월 고등학교 2학생이었던 C 군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D 양을 성폭행하고 불법영상물을 촬영했다. 심지어 돈을 상납받기도 했다. D 양은 정신적 충격이 커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범죄는 '소년법'에 의해 모두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법원은 가해자가 '아직 어리고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이들을 일반 형사재판이 아닌 '가정법원 소년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B 군과 C 군은 2년 간의 소년원 보호처분을 받았다. 심지어 보호처분은 전과에도 남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에 많은 시민은 분노를 표하며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발 소년법을 개정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소년법 폐지를 촉구하는 수많은 청원이 올라왔다.

'제발 소년법을 개정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린 작성자는 "화순 모녀 살인사건 등 소년법이 적용되어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된 청소년 강력사건이 넘쳐난다"며 청원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도대체 국가는 언제까지 소년범의 강력범죄를 두고만 볼 것인가? 소년법이 보호하는 것은 도대체 누구냐"며 소년법 개정을 촉구했다.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는 "이미 미성년자들은 '자신이 처벌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범죄를 행한다"며 "과거처럼 자기결정권, 이성적 판단이 부족해서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고 형량에 있어서 성인들의 수준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고 밝혔다.

다만 박남기 교수는 소년법 개정만으로는 미성년자들의 범죄를 줄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부모와 사회의 역할과 책임이 수반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교육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017년 9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이 발생하며 소년법 개정 및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엄벌하라는 국민의 요청은 정당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아주 단순하게 (소년법 폐지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오"라며 "보다 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형환 인턴 기자 hwani@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형환

김형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