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대기 줄 짧아지고 마스크 남는 약국도
면마스크 착용 늘고 재택근무 증가도 한몫
"약국 앞 마스크 대기 줄이 확실히 짧아졌어요. 줄 안 서고 살 때도 있다니까요."
'전쟁'을 방불케 했던 마스크 품귀 현상이 '마스크 5부제' 도입 이후 서서히 완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정부가 지난달 5일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마스크 생산량과 수입량을 늘리자 약국에 공급되는 마스크 물량이 최대 2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1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인근 약국 거리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약국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 끝없이 늘어져 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마스크를 판매하는 한 약국에는 판매 10분 전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 생겨났으나 10여 명에 불과했다. 판매 시작 이후 약사가 꺼내 놓은 공적 마스크는 대기 줄이 끝난 뒤에도 한참 남아있었다.
심지어 약국 한편에는 전날 팔고 남은 방역용 마스크(KF94) 10여 장이 진열돼 있기도 했다.
3주 전 비슷한 시간에 같은 약국을 찾았을 때만 해도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 줄을 선 인파가 100여 명을 넘었다. 심지어 줄이 절반쯤 줄었을 때 벌써 마스크가 품절돼 남은 사람들은 허탕을 쳐야만 했다.
이 약국의 약사 A 씨는 "마스크 5부제 시행 초기만 해도 약국 앞은 전쟁통이었다. 약국을 열기 전부터 줄 서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3월 셋째 주 주말부터 마스크가 200개에서 400개로 두 배씩 들어오고 있어 판매가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근처 약국들 가운데 이른 시간인 오전 8시 30분부터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판매를 시작한 지 두 시간이 훌쩍 넘은 오전 11시께 약국을 방문했으나 마스크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가던 50대 주민 B 씨는 "예전에는 새벽같이 나와서 줄을 서야했지만 이제는 아무 때나 약국에 들러도 마스크를 살 수가 있다"며 "마스크 대란이 많이 진정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근방의 다른 약사들도 "제도가 정착된 뒤 마스크 수급이 원활해진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마스크 품귀' 사태가 진정된 가장 큰 이유는 '공적 마스크 공급량'이 최근 3주 사이 최대 2배 가량 많아졌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3월 4주 차(23~29일) 마스크 총생산 및 수입량은 1억1060만 개로 집계됐다. 지난 1주 차(2~8일) 공급량(7309만 개)보다 3751만 장(51%) 증가한 규모다.
덕분에 매일 약국으로 납품되는 마스크 물량도 기존 200개에서 최대 400개(100%)로 2배씩 늘어났다.
마스크 유통업계 관계자는 "멜트블론(MB) 필터 공급량에 숨통이 트이면서 마스크 생산량도 서서히 많아지는 추세"라며 "마스크 생산량이 늘고 5부제가 자리잡아 4월에는 수급이 더 나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부와 업계는 '마스크 5부제'가 정착하고 공급이 탄력을 받으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해소 국면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방역용 마스크 핵심원료인 MB 필터 증산, 공정개선 지원, 수입물량 확보 등 마스크 공급 확대를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실시간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도 원활한 공적 마스크 수급에 한몫을 하고 있다. 구매자들이 미리 앱으로 마스크 재고 수량과 판매 시간을 확인한 뒤 약국에 방문할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초기와 달리 '면 마스크도 안전하다'는 인식과 재택근무, 물리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산한 점도 마스크 품귀 완화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정부가 마스크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제조업체를 상대로 '마스크 추가생산 인센티브'를 도입했고, 수입량도 대폭 확대한 점이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다"며 "마스크 5부제가 질서 있게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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