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 제도를 악용하는 납세의무자에 대해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정부가 "조세 채권 존재를 확인해 달라"며 일본법인 A 업체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대법원은 "조세는 국가존립의 기초인 재정의 근간"이라며 "조세채권이 실현되지 않은 채 소멸시효가 임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는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는 조세채권에 대해서도 민법상 소멸시효 중단 사유가 준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로 현실적으로 소멸시효 제도를 악용하는 납세의무자가 증가하는 데 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A 업체는 지난 2006년 10월부터 다음 해까지 주식 3만2000주를 국내기업에 양도했고, 그 대금을 받았다.
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실시한 뒤 A 업체가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세무서는 A 업체에게 법인세 총 223억여 원을 부과·고지했다.
이에 A 업체는 지난 2011년 5월 법인세 부과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지난 2015년 5월 기준 A 업체 법인세 체납액은 331억여 원으로 늘었고 정부는 소멸시효가 임박해지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A 업체는 국내에 어떠한 재산도 소유하고 있지 않아 정부로서는 자력집행권을 행사해 조세채권을 실현할 수 없다"며 "국세기본법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수도 없으므로, 소멸시효 중단을 위해 소송을 제기할 이익이 있다"고 판시했다.
2심도 정부 측이 A 업체에 독촉장을 발송한 점, 일본에 조세채권에 대한 징수위탁을 요청한 점, 징수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정부 측이 일본에 방문해 납부서를 보낸 점 등을 들어 정부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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