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인 학생·스포츠맨 줄줄이 '코로나 출국'

김지원 / 2020-03-05 14:50:53
대학가 "외국인 학생 등록 크게 감소"
배구·농구 외국인 선수 팀 떠나기도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주한 외국인 사이에서 '한국이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학가와 스포츠계에서는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먼저 대학가 외국인 학생 수가 크게 줄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19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유학생 현황'의 학부 재학 유학생 및 교환학생 수와 비교했을 때 대다수 대학이 외국인 학생 수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통화한 대학 관계자 모두 "코로나19로 외국인 중 휴학생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 코로나19확산으로 인해 대학가 외국인 학생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월 26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근처에서 자가격리중인 중국인 유학생이 손소독제가 가득한 자취방에서 마스크를 쓰고 불안해하는 모습. [뉴시스]

2019년 경희대 외국인 재학생 수는 4727명이었다. 그 중 중국 학생은 보통 3300~3800명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지금 들어와 있는 중국인은 1600명 정도다"라며 "아직 학기가 시작되지 않아 더 들어오긴 하겠지만 등록숫자는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외대의 2019년 외국인 재학생 수는 2666명이었다. 이번학기에 등록한 유학생은 전체 재적생보다 200여 명이나 감소했다. 외대 관계자는 "교환학생을 신청했던 380명 중에도 취소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계속 휴학 신청하는 학생이 늘고 있어서 수치가 더 줄어들 것 같다"고 밝혔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교환학생은 절반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원래 새로 들어오는 교환학생만 해도 140여 명이 넘는데, 지금은 지난 학기부터 있는 학생을 포함해서 100여 명뿐"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관계자 역시 "실시간으로 휴학하겠다는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건국대, 홍익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관계자 모두 "아직 집계 중이지만 학생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스포츠계도 큰 손실을 입었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서는 '외국인'을 잘 붙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부산 KT구단의 외국인 선수 앨런 더햄·바이런 멀린스(미국) 두 명의 선수가 자체 계약 해지를 했다. 고양 오리온 보리스 사보비치(보스니아)도 자진해서 한국을 떠났다.

인천 전자랜드도 트로이 길렌워터(미국)를 붙잡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왔다.

프로배구에서는 삼성화재의 안드레스 산탄젤로(이탈리아)가 귀국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리그가 중단되자 그는 구단과 원만히 합의한 후 이탈리아로 떠났다.

▲ 코로나19확산과 함께 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의 외국인 선수 어나이(미국)가 구단에 한국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19년 12월 17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 V리그 기업은행과 흥국생명 경기에서 기업은행의 어나이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 [IBK기업은행 배구단 제공]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외국인 선수 어도라 어나이(미국)도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어나이는 자신의 명의로 작성된 문서를 통해 "한국은 중국 외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국가"라면서 더 이상 남아있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IBK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워낙 불안해하니 의사를 밝힌 정도다"라고 말했다.

한국 생활에 익숙해진 외국인들은 그나마 불안감이 덜한 반응이다. 대만에서 온 30대 직장인 위니 씨는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서울이랑 경기도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 약간 더 조심스럽게 다니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위니 씨는 "대만에 있는 가족들이랑 친구들이 오히려 나를 더 걱정한다"며 "뉴스에 내용이 엄청 무섭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지원

김지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