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가 절반" 학업 등 포기하고 가정 불화도 "연락을 무시하자 갑자기 장문의 손편지 사진을 찍어서 보내왔다."
대학생 A 씨의 사례다. 그는 카페에서 어렸을 때부터 알던 동네친구를 오래간만에 만났다. 즐겁게 대화하던 도중 친구는 갑자기 아는 '전도사'님이 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도사님은 신앙 얘기를 했다. 느낌이 이상했던 A 씨는 이후 친구의 연락을 피했다. 그러자 갑자기 장문의 손편지 사진을 보냈다. 주변에 말하자 '신천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에서 대거 나온 가운데, 신천지의 '폐쇄성'이 바이러스를 확산시켰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와 더불어 신천지의 비밀스러운 포교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천지는 교주 이만희 씨가 1984년 창설한 신흥종교다. 이들이 정부 당국에 제출한 명단에 따르면 신도 수는 현재 약 21만여 명이다. 기독교에서는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에 따르면 신천지에 의한 피해사례 역시 많다.
영혼구원에 벌금까지…전도 집착 이유
신천지는 활발한 포교활동을 펼친다. 전피연 관계자에 따르면 활발한 포교활동의 배경에는 '14만4000명'의 일꾼이 모여야 '영생할 수 있다'는 교주의 주장이 있다. 이를 위한 포교활동은 필수다. 이들에게 포교란 영혼구원의 활동이기 때문이다.
포교를 못 했을 경우엔 전도 비용을 물어야 한다.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고등학생 이상인 성도들에게 전도를 못 했을 때 1인당 지파에 100만 원, 총회에 10만 원 총 110만 원을 내야 한다는 지침을 이만희가 내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천지 내에는 몇 명이나 데려왔는지 실적 그래프도 있고 경쟁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트위터에서는 신현욱 소장이 방송에서 언급한 내용이 화제가 됐다. 신 소장은 "2019년 이만희가 전도 못한 사람을 다 쫓아낸다고 했다"며 "대신 110만 원을 내면 안 쫓아 낸다고 했는데, 전도도 없고 110만 원도 안 내면 다 쫓아낸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적 달성'을 위한 다단계 전도 방식
이단관련 전문가는 신천지를 일종의 '다단계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신천지는 포교를 핵심 교리로 삼고 다단계 조직처럼 전도한다.
신천지의 대표적 포교 방식은 △설문지 및 설문조사(리서치) △교육 세미나(MBTI, DISC, 성격, 심리, 청소년 상담, 가정 상담, 내적치유, 행동유형, 예언, 은사개발, 영성훈련, 선교상담 및 교육, 전도 프로그램) △동아리 및 동호회활동(요가, 찬양, 악기, 축구, 영화, 영어, 무용, 모델, 치어리더, 댄스, 꽃꽂이, 컴퓨터, POP, 수화, 종이공예, 오카리나 등 종류 다양)이다.
이 외에도 △문화강좌(구청, 동사무소, 대형할인매장, 문화센터 등에서 진행) △기도원 및 교회 공부방 운영 △대한예수교장로회 등 기성교회인 척 하는 위장교회 등을 통해 접근한다.
인터넷 홍보(인터넷 카페를 직접 운영, UCC동영상을 만들어 신천지 및 이단단체들을 건전한 단체인 것처럼 홍보하거나 댓글이나 퍼 나르기 식의 도배를 통하여 여론 조작하는 방식) 등 온라인 상에서도 활발히 활동한다.
△꿈이나 환상, 예언 이야기 등을 통해 호기심 유발 △가정방문(출산주부, 유아, 어린 자녀)이나 가게 방문 △카페 등에서 우연을 가장한 만남 이후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주며 성경공부를 제안하는 방식도 있다.
특히 동아리나 심리검사, 설문조사 등은 대학가에서 많이 이뤄진다. 실제 ‹UPI뉴스›는 여러 단계로 알려진 신천지의 포교를 차례로 따라가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신천지는 대학가에서 "안녕하세요, 웹툰 스토리 작가 팀으로 나왔는데 잠깐 1~2분만 인터뷰할 수 있을까요?" 등의 방식으로 접근한 뒤, 여러 명이 상황극을 꾸린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만남을 유도하고, 누군가를 소개시켜주며 심리상담을 받도록 한다.
(▶관련기사:대학가 길거리 설문조사의 정체는?)
특히 사람들이 속기 쉬운 방식은 '심리검사', '위장한 동아리' 등이다. 이들은 대학가에서 젊은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일반 동아리인 줄 알았던 곳이 알고보면 신천지 단체였던 식이다. 이 밖에도 시나리오는 무궁무진하다.
어떻게 구분하나
신천지의 포교활동을 추적해온 전문가는 신천지의 포교활동은 이름, 소속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개인정보를 요청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아리를 위장한 경우나 심리상담협회 등을 위장한 심리검사를 할 경우 단체명을 확인해야한다. 이들이 나눠주는 전단지에 표기된 협회명은 확인되지 않은 허위단체다. 실제 등록된 단체명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해당 단체를 검색, 등록 여부의 전화 확인이 필수적이다.
나아가 소재지와 건물명을 확인해야한다. 보통 등록된 협회나 단체는 명확한 주소를 밝힌다. 정식 등록된 단체명과 주소지 표기가 있더라도, 해당 단체의 홈페이지상 주소와도 일치하는지 확인해야한다.
마지막으로 대표 번호를 확인해봐야 한다. 정식 등록된 협회나 단체는 대체로 대표 전화번호가 있다. 신천지가 나눠주는 전단지에는 주로 개인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다.
왜 더 심해지나…피해사례 속출
전피연 관계자는 "신천지는 14만4000명을 달성하면 영생한다고 광고했다"며 "그런데 그 인원을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이제는, 그 안에서 하나님 마음에 드시는 14만4000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그게 누구일지 모르니) 일단 미친 듯이 (양적으로) 전도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천지에 빠진 이들 상당수는 젊은 층이다. 이단전문가들은 신천지 신도 중 절반가량을 젊은 층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전피연에서 발간한 신천지 피해 사례집에 따르면 신천지에 입교한 대학생들은 대부분 학업을 중단하고 포교 활동, 성경 공부 등에 매진한다.
신천지를 반대하는 부모, 학교, 사회에 반항심을 갖고 집을 나가는 경우도 많다. 신천지에 빠져 집을 나갔다 돌아온 자녀를 둔 학부모 B 씨는 "그렇게 집나간 아이들끼리 모여 생활하는 숙소가 따로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피해자들은 "신천지에 빠지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한다"며 "학교, 가정생활이 다 파탄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