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포괄임금제 명시됐더라도 세부수당 줬다면 적용 안돼"

주영민 / 2020-02-24 09:47:32
"추가 법정수당 지급 청구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잘못" 버스 운전기사들이 상여금과 근속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법정수당의 미지급분을 달라고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승소 취지로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장한별 기자]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최근 버스 운전기사 허모 씨 등 8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심이 명시적으로 포괄임금 약정이 성립됐다고 보고 이들의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지급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계약 또는 단협을 한 경우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고 여러 사정에 비춰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 유효하다"며 "단협 등에 일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있는 등의 사정으로 포괄임금제 합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의 경우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임금협정상 임금 체계는 법정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약정 근로시간에 대한 사전 합의를 전제로, 월별 근무일수에 따른 기본급과 약정 근로시간 등에 대한 제 수당 금액을 합산해 월별 보수를 지급하는 형태에 불과하다"며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를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 임금협정서에 포괄임금 관련 문구가 기재돼 있기는 하나 임금 지급 실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허 씨 등은 상여금과 근속수당, 성실수당, 휴가비가 통상임금에 해당하기에 이를 포함해 재산정한 법정수당액의 2009년 9월부터 2012년 8월까지 미지급분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회사의 임금지급 방식이 포괄임금제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2009년 9월부터 2011년 6월까지의 상여금과 근속수당, 2009년 9월부터 2012년 8월까지의 성실수당과 휴가비는 법정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며 총 1억여 원의 추가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이들과 회사 사이에는 포괄임금제를 적용해 임금지급 및 인상을 하기로 하는 명시적 합의가 있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임금협정은 유효하며 추가로 지급해야 할 법정수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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