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훈 "다큐 사진은 문제점 개선까지 이끌어내는 것"

양동훈 / 2020-02-19 09:02:26
6월 '매그넘 포토스' 회의 초청…한국 최초
매그넘 리드 이사와 오는 10월 2인 사진전
"제주대 해녀학과 개설해 문화유산 지키자"
다큐멘터리 사진가 양종훈 상명대 교수는 인터뷰 내내 의욕이 넘쳤다. 열정 어린 표정으로 쉴 틈 없이 새로 찍은 사진, 동영상들을 보여주며 다큐 사진가의 철학과 소명 의식을 설파했다.

▲ 다큐멘터리 사진가 양종훈(상명대 교수)이 18일 서울 종로구 상명대 연구실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양 교수는 6월 '매그넘 포토스' 뉴욕 회의에 참석한다. "초청받았다"고 한다. 매그넘은 세계 최고 수준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모인 단체다. 회원 대부분이 퓰리처상을 수상했거나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아직 한국인 회원은 없고, 회의 참석도 양 교수가 처음이다.

매그넘과 양 교수의 인연은 일라이 리드 매그넘 재단이사를 통해 이뤄졌다. 리드 이사는 양 교수의 사진집 발간 축사에서 "나는 양 교수의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에이즈 환자들의 강렬한 사진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매그넘의 사진가들이 그 사진을 봤다면 누구라도 매그넘 멤버로 초대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양 교수와 리드 이사는 오는 10월에 비엔나에서 2인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리드 이사가 제주도에서 찍은 해녀 사진과 양 교수의 사진이 함께 전시된다.

▲ 다큐멘터리 사진가 양종훈 상명대 교수 [문재원 기자]

사회적 약자를 주로 조망해 온 것 같다는 질문에 양 교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사진을 찍고 책을 만들고 전시회를 여는 걸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직업관을 전했다. 스와질랜드 에이즈 사진을 촬영할 때는 기금을 모금해 환자 쉼터를 만들었고, 동티모르 프로젝트 때는 성모마리아 장학회의 지원으로 학교를 지었다.

이어 양 교수는 제주 해녀 프로젝트의 의미도 전했다. 해녀들이 가지고 있는 '죽음의 트라우마' 개선이다. 양 교수는 "바다에서 조업하다가 이불 같은 게 밀려오면 그분들에게는 마치 상어처럼 보인다"며 "확인해보니 상어가 아니었다고 끝이 아니라, 그 공포 때문에 며칠씩 조업을 못 나가는 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양 교수는 해녀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활동을 한 결과 해경에서 폐그물, 쓰레기 등을 치우는 데 앞장서주고, 불법 조업에 대한 단속도 강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사진가와 모델이) 서로 간에 윈윈하는 것"이라며 "사진을 통해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개선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다큐멘터리 사진의 근본 취지라 생각한다"고 했다.

양 교수는 지난 1월 중순부터 제주국제평화센터에서 '제주 해녀 사진특별전'을 하고 있다. 오는 4월 15일까지 연다.

▲ 양 교수의 차에 타고 조업을 떠나는 해녀들. 돌아올 땐 짐칸이다. 몸이 소금물에 흠뻑 젖었으니. [양종훈 교수 제공]

제주 해녀에 대한 관심은 사진첩 발간, 사진전 개최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양 교수는 "앞으로 더 잘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로 찍어온 사진들을 보여줬다. 오랜 기간의 인연으로 해녀들과 깊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양 교수는 해녀들이 조업을 떠날 때 직접 운전해서 데려다주기도 한다.

양 교수는 해녀들이 차에 타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이분들을 데리고 갈 때는 이렇게 차 안에 타고 가는데, 돌아올 때는 (몸이 소금물에 젖어 있으니) 짐칸에 타고 온다"고 설명했다.

해녀들이 고령화하고 사라져가는 현실에 대해 양 교수는 '대학'이 나서도록 하고 싶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국립대인 제주대학교에 해녀 관련 융복합학과를 만들자는 제언이었다. 양 교수는 "해녀뿐만 아니라 경영, 마케팅을 할 사람까지 모두 육성하는 학과가 생겼으면 한다"며 "특히 제주대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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