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시급 제대로"…대법원, 야근수당 계산법 확 바꿨다

주영민 / 2020-01-23 09:16:05
총 근로시간 산정시 임금 아닌 근로시간 기준 적용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연장·야간근로 시간도 실제 근무한 시간으로 따져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산정할 때 실제 근무시간의 1.5배를 적용했던 기존 판례를 약 8년 만에 변경한 것이다.

▲ 서초동 대법원 [장한별 기자]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2일 버스 운전기사 A 씨 등이 B 업체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 등은 B 업체를 상대로 "각종 수당을 포함한 통상임금으로 재산정한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해 달라"며 소송을 냈고 원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번 판결은 근로자의 총근로시간을 산정할 때 지급받은 임금이 아닌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첫 사례다.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산정하기 위해 통상임금에 적용하는 가산율(150% 이상)을 근로시간 계산에까지 적용하면 시간급 통상임금을 낮추는 효과를 유발한다는 노동계의 입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시간급 통상임금은 근로자가 받은 전체 통상임금을 총근로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B 업체는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라 기준근로시간(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와 야간근로에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했다.

평일에 추가로 근무하거나 갑작스레 야간운행을 할 경우 1시간 근무 시 1.5배의 임금을 회사가 지급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총근로시간을 산정할 때도 1시간을 근무했지만 1.5시간분의 임금을 지급했기에 1.5시간이 적용됐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총 근로시간 수에 포함되는 약정 근로시간 수는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기로 약정한 시간 수 자체를 의미한다고 봤다.

가산율을 고려한 연장 및 야간근로시간 수를 합산할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당사자 사이에 다른 정함이 없는 한 각각의 근로제공 시간에 대한 급여는 같은 액수로 정해져 있다고 보는 게 통상적인 임금 계산의 원리에 부합하고 가장 공평하며 합리적"이라며 "약정 근로시간 수를 확정할 때 가산율을 고려해야 할 법적인 근거가 존재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판례에 따르면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하기로 함으로써 시간급 통상임금이 실제의 가치보다 더 적게 산정됐다"며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초과근무로 1.5배의 임금을 받았더라도 실제 근무시간이 1시간이라면 총근로시간을 1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총근로시간이 줄면 시간급 통상임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유리하고 사용자에게는 불리하다.

이번 판결로 시간급 통상임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비상이 걸렸다. 대법원이 판례까지 변경한 만큼 진행 중인 비슷한 사안의 소송도 결과가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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