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존 기소 취소하면 '무리한 기소' 인정
법조계 "인사청문회 영향 주려 기소 서둘러"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이 무산되면서 무리한 기소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서둘러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한 것이 자충수(自充手)가 됐다는 분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전날(10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교수의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해 "동일성 인정이 어려워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범과 범행일시, 장소, 방법, 행사 목적 등이 모두 중대하게 변경'됐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지만, 재판부의 판단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검찰 입장에서는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기존 기소를 취소하고 추가로 다시 기소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검찰 스스로가 정 교수에 대한 기소에 급급해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일을 진행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반면, 기소를 취소하지 않으면 1개 혐의에 대한 다른 2개 공소사실을 두고 각각 재판이 진행돼 결국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말 그대로 검찰이 자충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정 교수에 대한 첫 기소 당시 청와대와 여당 측에서는 조 전 장관에 인사청문회를 무산하려는 검찰의 정치적인 기소라며 반발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정 교수의 혐의가 입증됐고, 공소시효가 임박해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문제는 사문서위조가 아닌 사문서위조행사 혐의의 공소시효는 충분히 남아있었다는 점이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이 법원에서 막히게 된 주요 원인이 애초 무리한 기소에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는 "법원이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거부했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기소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검찰 입장에서는 한 개 혐의에 두 가지 공소사실을 적시한 꼴이 됐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첫 기소 시점이 공교롭게도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일이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며 "검찰은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인사청문회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보는 게 더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
한편 검찰은 공소장에 '학교 총장의 직인을 임의로 날인했다'고 적은 것을 '컴퓨터를 통해 파일을 붙여 위조한 것'으로 보고 이 같은 취지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날짜도 변경됐다. 9월 기소 당시 검찰은 표창장 위조 시점을 2012년 9월 7일로 적었지만, 추가 공소장에는 2013년 6월로 변경했다.
범행 장소도 동양대학교에서 정 교수 주거지로, 공범도 '불상자'에서 딸 조모(28) 씨로 각각 바꿨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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