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혼 사제의 등장?…가톨릭 전통, 천년의 빗장 열릴까

조광태 / 2019-10-02 09:15:03
아마존 지역, 최초의 기혼사제 및 여성사제 가능성 높아져

남성 독신 사제라는 가톨릭의 전통에 새로운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는 6일부터 27일까지 바티칸에서 개최되는 '아마존 문제에 관한 시노드'에서 기혼자의 사제 서품 및 여성 사제의 인정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이다.

 
▲ 아마존 지역 최초의 종신부제 아폰소 브리토(왼쪽)와 그의 아내 소코로 올리베이라. 소코로 올리베이라에 대한 최초의 사제권한 부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엘 파이스 캡처]

 

이번 시노드에서는 아마존 원주민 기혼자인 마리아 아나 알부께르끄와 데니스 가마 다 실바, 그리고 소코로 올리베이라 등의 사제서품에 관한 문제들이 논의된다.

 

마리아 아나 발부께르끄는 수년 동안 보트를 타고 다니면서 오지 마을에 가톨릭 교리를 전파하고 성찬식을 거행했던 인물이다. 한 가족의 가장이자 경비원 직업을 갖고 있는 데니스 가마 다 실바 역시 여러 가지 교회 일을 해오면서 외떨어진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미사 전례의 일부를 집행해왔다. 소코로 올리베이라는 종신부제와 결혼한 54세의 여성이다.

이들은 아마존의 오지에서 실질적인 성직자의 역할을 해 왔음에도 불구, 그동안 성체성사와 종부성사와 같은 사제들 고유의 권한을 부여받지는 못해 왔다. 가톨릭 규범상 이러한 권한은 사제에게만 주어져 있다.

이번 시노드는 원주민 보호와 아마존 생태계의 보존을 테마로 교황과 아마존 주교들이 중심이 돼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게 되는데, 그 중 이 지역에서의 기혼사제 및 여성사제 인정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우선 논의된다. 지난 8월 동안 수차례의 준비회의를 해 온 상태이어서 기혼사제 및 여성사제의 인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아마존 지역의 주교들은 현지 기혼사제의 서품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시노드 참석자이자 상 가브리엘 다 카쇼에이라의 주교인 에드손 다미안 주교의 경우 서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지의 사제보다 토착민 사제가 이들 지역에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혼자들에게도 성체성사의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밀림지역인 아마존의 경우 도로가 거의 없는 데다가 급류하천이 많아 보트가 주요 이동수단이 되고 있다. 사제를 만날 기회는 극히 희박함에도 불구, 아마존 원주민의 약 62%퍼센트는 가톨릭 신자들이다. 그동안 교황청은 사제의 부족 때문에 이 지역 원주민들이 복음주의 교파 쪽으로 개종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음을 우려해왔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 로마 교황청은 이미 올리베이라씨의 남편 및 몇몇 기혼자들을 필두로 이 지역의 기혼남성들을 종신부제로 임명하는 특별조치를 시행해왔다. 현재 아마존 지역의 기혼 종신부제 수는 418명에 달하고 있다.

다만 이번 시노드에서 기혼자와 여성사제를 인정하더라도, 이를 아마존 지역으로 엄격히 제한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노드에서 기혼사제와 여성사제를 공식 인정하게 될 경우 그 상징성은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편 가톨릭은 지난 1139년 제2차 라테라노공의회에서 독신 사제를 공식 결정한 이후 이를 900년 가까이 유지해오고 있다.

 

KPI뉴스 / 조광태 객원기자 jk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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