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발표로 CES 현장 이슈 앗아가…매체들 비판
일정은 갤럭시 직접 겨냥…앞서거나 같거나
한국서는 언팩 개최일에 '애플 홍대' 미디어 프리뷰
애플의 기습적인 '비전프로(Vision Pro)' 출시 발표로 삼성전자는 물론 CES 현장까지 술렁거리고 있다.
올해 행사에 불참한 애플이 CES 2024 개막에 맞춰 신제품 출시를 발표했고 비전 프로의 판매 및 출시 일정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시리즈'를 정조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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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의 MR(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 애플은 첫 공간 컴퓨터로 '비전 프로'를 소개하고 있다. [애플 뉴스룸 캡처] |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 뉴스룸을 통해 첫 공간컴퓨터인 비전 프로의 사전 판매와 출시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예약 주문은 태평양 시간 기준으로 19일 오전 5시부터, 시장 출시는 2월 2일이다. 애플은 미국 내 애플스토어와 애플스토어 온라인에서 비전 프로에 대한 공식 판매 및 시연에 들어간다. 한국에서는 19일 오후 10시부터 비전 프로를 사전 예약 주문할 수 있다.
애플의 야심작 '비전 프로', 19일부터 사전 예약 주문
비전 프로는 공간 제약 없이 즐기는 혼합현실(MR) 헤드셋으로 2014년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사실상 10년만에 시장에 내놓은 혁신 제품이다.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1000여 명의 개발자들이 비전 프로 개발에 투입됐다.
비전 프로는 스키 고글처럼 머리에 착용하면 실제와 유사한 실감 영상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이 특징. 애플은 지금까지 선보인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과는 다르다며 '혁신적 공간 컴퓨터'라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비전 프로의 대표적 혁신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사용자들이 눈과 손, 목소리로 앱을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점. 전통적인 화면의 경계를 초월해 사람들의 시야에 무한한 캔버스를 제공하며 사용자의 신체와 목소리로 기능을 제어하도록 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비전 프로를 첫 공개하며 "컴퓨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강조하고 "완전히 새로운 혁명적 입력 시스템과 수천개 이상 획기적인 기술 혁신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었다.
애플의 기습 발표…삼성부터 CES까지 '비전 프로' 충격
문제는 애플의 발표 시점과 출시 일정이다. 애플이 비전 프로 출시를 공식 발표한 8일은 CES 2024 개막에 하루 앞서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미디어 행사가 집중됐던 날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도 이날 CES에 참석한 미디어와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AI(인공지능)와 스마트홈 비전을 발표했다.
애플의 기습 발표는 CES 현장의 이슈를 앗아갔다. 기업들의 혁신 비전도 애플 이슈로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미 현지 매체들도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블룸버그의 마크 구먼(Mark Gurman)은 파워온(Power On) 뉴스레터를 통해 "다음 주 정도에 비전 프로 발표를 예상했다"며 "애플이 비전 프로 발표로 CES의 천둥을 훔치려 한다"고 평했다.
'더 버지'도 마크 구먼의 멘트를 인용해 애플의 행각을 비판했고 '액시오스'는 '애플의 비전 프로 헤드셋이 CES를 방해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씨넷(CNET)의 스콧 스테인(Scott Stein)은 "AR, VR 소식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CES 2024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애플이 비전 프로 출시일을 발표했다"면서 "구글, 퀄컴과 협력해 제작한 삼성의 혼합 현실 헤드셋 정보는 누락되고 말았다"고 했다.
사전 예약부터 출시까지 갤럭시 S24 정조준
비전 프로의 사전 예약과 출시 일정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시리즈를 정조준한다.
삼성전자는 1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San Jose)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개최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S23를 출시할 당시 언팩 행사 1주일 후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16일 후 제품을 공식 출시했던 점으로 미뤄 갤럭시 S24의 예약판매는 24일, 시판 시점은 2월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비전 프로의 사전 예약 주문은 갤럭시 S24 시리즈 발표 후 불과 이틀 후부터 시작한다. 출시일은 갤럭시 S24와 같거나 하루이틀 빠를 수도 있다. 삼성전자로선 자칫 애플에게 이슈를 뺏길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선 언팩 당일에 '애플 홍대' 프리뷰 행사
애플은 한국에서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를 직격한다. 7번째 한국 매장인 '애플 홍대'의 오픈 시점은 20일 오전 10시다.
삼성전자가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3시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개최하는 점을 감안, 애플은 당일 오전 한국의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애플 홍대' 미디어 프리뷰 행사도 진행한다. 잠시의 여유를 두지 않고 갤럭시에 대한 관심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물론 삼성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8일 저녁 미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 대규모 티징 영상(제품이나 내용의 일부만 공개하는 홍보 영상)을 띄우며 '갤럭시 AI'와 언팩 행사를 알렸다.
애플에 맞서 갤럭시 S24의 사전 예약 및 출시 일정을 앞당기거나 이색 프로모션을 도출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과 애플은 사실상 '전쟁 중'이고 두 진영의 숨박히는 공격은 2024년 새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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