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함께 만든 '사실상의 정부안'…"야당도 반대 분위기 아냐"
경부선·경원선·경인선 철도 지하화를 추진하기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특히 여당 소속 의원이 정부 및 유관기관과 함께 만든 '사실상의 정부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이 실릴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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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용산역 승강장에 열차들이 멈춰 있다. [뉴시스] |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제21대 국회에서 여당 의원이 도심 철도 지하화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땅 위에 있던 철도를 지하로 옮기고, 철도가 있던 자리에 확보된 지상 공간은 통합적으로 개발해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 법안 취지다.
이 사업은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지난해 1월 '경부선(서울역~당정), 경원선(청량리~도봉산), 경인선(구로~인천역)' 철도를 지하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도심 철도는 지역의 단절, 주변 지역의 낙후, 환경 악화의 원인"이라며 "지하화를 통해 도심지역을 미래형 도시로 재창조할 때가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상 철도를 품고 있는 지역들로서는 대선 공약 이전에 오랜 숙원이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기존 철도건설 사업 체계로는 사업 추진이 어려워 그동안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재정만으로 부담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저마다 방법을 고민했지만, 확실한 근거 법규가 마련되기 전에는 검토 수준에서 나아가기 어려웠다.
권 의원이 이번에 발의한 특별 법안은 현실적으로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는 재원조달 구조를 담고 있다. 지상철도를 지하에 신규로 건설하고, 철도부지 및 인접지역을 고밀・복합 개발하여 발생하는 수익으로 건설비용을 충당한다는 구상이다. 쉽게 말하자면 지하개발의 '막대한 비용'과 상부개발의 '막대한 이익'을 뒤섞어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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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 특별법안' 표지. [의원실 제공] |
구체적으로는 우선 정부가 지상 철도부지를 사업시행자에게 현물출자하고, 사업시행자는 그것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지하 철도건설 사업비를 선투입한 뒤 상부토지를 조성‧매각해 투입비용을 회수하도록 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용적률, 건폐률 등 특례와 부담금 감면, 도로 등 기반시설 지원 등 방안을 함께 규정했다.
이번 법안은 첫 '여당안'이자, 사실상 '정부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을 상반기 중 발의하겠다고 한 바 있으나, 관계 기관 협의 등이 지연되면서 시한을 넘겼다. 입법부 일정 등을 고려하면 정부안을 제출하기 이미 늦은 상황이다. 이런 차에 권 의원이 법안을 준비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었다. 충분한 검토를 한 만큼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발의된 법안이 상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된다면, 논의 과정도 비교적 순탄할 전망이다. 철도 지하화 공약과 관련이 있는 수도권 지역의 의석 구조 등을 함께 고려할 때 야당의 큰 반대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권 의원실 측의 설명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의원 가운데 김경협 의원이 지난해 2월, 허종식 의원 올해 9월 각각 도심 철도 지하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회 국토위 관계자도 "야당도 도심 철도 지하화 사업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제21대 국회의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물리적인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권 의원은 법안 논의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권 의원은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정부의 공약이자 핵심 국정과제인 만큼 법안이 통과돼 조속히 사업이 첫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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