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엔 현대차·토요타 회장과 공개 회동
위기 속 '묵묵한 실천' vs '소극적·무책임'
심화하는 위기 속 타개 메시지는 '묘연'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공개 행보는 완성차 수장과의 회동 및 재판 출석이었다. 위기론을 타개할 특단의 대책이나 공개 메시지는 없었다.
이 회장은 2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3차 공판에 굳은 표정으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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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윤경 기자] |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이날 이 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직원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혐의에 대한 부분 심리를 진행했다.
쟁점은 이 회장 등이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에 관여했는지 여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합병은 승계와 무관한 사업적 목적'이라며 이 회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회장 등이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을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일방적으로 합병을 추진했다며 항소했다.
이날 재판에서도 검찰은 두 회사간 합병이 "이 회장 승계가 주된 목적이었다"며 "(삼성측이) 이를 숨기고 사업상 필요했던 것처럼 가장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만들어진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는 조작됐고 시너지 효과도 허위'라고 지적했다.
3년 째 재판 출석…완성차 수장과도 회동
법정에서는 공방이 오갔지만 이 회장의 행보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공판들처럼 그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원으로 들어갔고 재판에서도 내리 침묵했다.
이 회장의 재판 출석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심에서는 무려 96회 재판에 출석했다. 삼성전자 회장 취임일이었던 지난 2022년 10월 27일에도 그의 공식 일정은 법원행이었다. 다음해인 지난해에도 상황은 같았고 올해는 재판 출석이 다음날 일정이 됐을 뿐이다.
그나마 올해는 취임 2주년 당일 행보가 글로벌 완성차 기업 최고 수장들과의 회동이었다. 이 회장은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행사장을 찾아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의 공개 회동은 2020년 삼성SDI 천안 사업장에서 전고체 전지 관련 협력을 논의한 후 4년만, 토요타 회장과의 만남은 12년 만이다.
재계는 이 회장이 전장(자동차 부품 및 솔루션)에 공을 들이는 만큼 수장들간에 관련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어지는 사법 리스크…메시지 '묘연'
이 회장의 행보를 두고 재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묵묵히 사업을 챙기고 있다'는 해석과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된다.
2주에 한번씩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이 회장으로선 '달리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해명과 '과감하게 떨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삼성전자가 이 지경에 이른 주 원인으로 '재무 관리 중심 안정추구 문화'가 지목된 후로는 이 회장을 향한 책임론도 거세진다. 회사를 이끄는 경영진이 문제라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오직 이회장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재계는 25일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와 27일 이 회장 취임 2주년 메시지가 불발되자 다음달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과 12월 6일 반도체 사업 진출 50주년에는 특단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당분간 별도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아버지를 뛰어넘는 '승어부'(勝於父) 전략을 기대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이 회장의 모습은 '아버지와는 많이 다르다'는 평가가 오히려 많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내에서도 답답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조급하게 해법 마련을 재촉하는 것도 답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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