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자산에만 '3자 사기 주의 메시지' 띄워…예방 사각지대 발생
30대 주부 김 모 씨는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20대 때 썼던 명품 백을 판매했다. 얼마 후 김 씨는 자신의 계좌가 정지당했다는 말을 은행으로부터 들었다. 누군가가 김 씨 계좌를 사기 가해 계좌로 신고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김 씨는 뒤늦게 '3자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에서 몇 년 전부터 '3자 사기'라는 신종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존의 '단순 중고거래 사기'와는 완전히 다른 유형이다. 특히 중고 명품 등 고가의 물품을 노리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 금액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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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자 사기 개념도. [당근마켓 제공] |
사기는 이렇게 진행된다. 먼저 판매자 A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 물건을 올린다. 이때 범행을 계획 중인 사기꾼 B는 구매자인 척하며 A의 계좌번호를 요청한다.
A가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B는 판매자인 척 글을 새로 올려 자신을 대신해 송금할 사람을 찾는다. 구매자 C가 나타나면 B는 A의 계좌를 알려주고 입금이 완료되면 A에게 물건을 챙긴 뒤 연락을 끊는다. 다른 구매자의 돈으로 고가의 물품을 탈취해 잠적하는 것이다. 물건을 받지 못한 구매자가 경찰에 신고하면 A의 계좌거래가 정지된다.
3자 사기 피해자인 김 씨는 "돈 받고 물건 안 보낸 사기꾼으로 몰려 계좌가 정지당했던 것도 억울한데, 물건도 잃었다"며 "입금받은 돈을 제가 판매자인 줄 알고 입금한 사람한테 다시 돌려줘야 했기 때문"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문제는 피해자들의 금전적 피해를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중고나라는 중고 거래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결제 시스템 '중고나라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3자 사기가 대부분 개인 계좌 거래로 진행돼 구제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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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중고물품 플랫폼에 게시된 판매글. [하유진 기자] |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들은 고객센터 게시판 안내 등을 통해 금품과 모바일 상품권 등 현금성 자산 거래에 한해 이용자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소비자 대부분은 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중고거래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씨는 "거래 당시 3자 사기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글은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신종 사기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플랫폼 업체의 피해예방 조치는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결국 '거래 당사자들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업체들 입장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대화 중인 구매자의 명의와 입금자의 명의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더욱 신중하게 거래를 진행하려면 구매자의 신분증 상의 명의와 입금자의 명의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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