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 "거래세 인하-보유세 인상 동시 추진하고 1주택자 세부담은 낮춰야"
취득세나 재산세를 인상하더라도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관련 세금이 증가하면 매매가격이 하락한다는 통념과 상반되는 분석이다.
국토연구원은 31일 발표한 '부동산세제의 시장 영향력과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취득세 인상은 단기적으로 거래량을 줄이지만 가격안정화 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재산세의 변화는 매매거래, 매매가격, 전세가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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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관련 세율 인상이 국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 [국토연구원 제공] |
국토연은 부동산 세제별 인상 충격에 따른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이론 모형을 만든 뒤 매매가격, 매매거래량, 전세가격 등에 대한 영향력을 분석했다.
세금별 영향을 보면 취득세의 경우 인상 3년 후부터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거래량은 취득세 인상 후 단기적으로 줄어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세가격은 취득세 인상에 따른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기존 이론이 취득세 인상을 임대료 상승 원인으로 가정하는 것과 달리 실증적인 사례는 찾을 수 없었다.
재산세는 시장에 미치는 거시적 영향이 가장 낮았다. 주택거래와 매매가격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관찰되지 않았다. 전세가격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국토연은 "재산세는 전세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단언했다.
종합부동산세는 5년의 시차를 두고 거래 증가 영향을 보였다. 매매가격은 종부세 인상 이후 2년간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3년 이후에는 영향력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종부세는 전세가격에 2년 이내 상승 영향이 있었다. 이는 종합부동산세 중과에 따른 세부담이 임대료 상승을 통해 전세임차인에게 전가되는 것을 보여준다고 국토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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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반곡동 국토연구원 청사. [국토연구원 제공] |
세율 인상 효과가 시장에 가장 선명하게 반영되는 부동산 세금은 양도소득세였다. 매매거래량 면에서는 1년 이후부터 거래량을 지속적으로 감소시켜 '동결효과'를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고, 매매가격에도 인상 3년 후부터 영향력이 있었다. 전세가격은 양도소득세 인상 후 시차를 두고 상승했는데, 3년이 지난 시점에는 갑자기 뚝 떨어지는 구간이 관찰됐다.
어떤 세금이든 세율이 오르면 '내집 보유'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특히 취득세를 인상했을 때 자가 점유에서 이탈하는 가구가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양도소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순으로 이탈 가구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연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부동산세제별로 영향력이 다르니 이를 고려한 정책조합이 필요한데, 구체적으로는 '거래세 부담의 완화'와 '보유세 부담의 강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부동산 세부담이 실거주 목적의 매입·보유를 억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봤다. 박진백 국토연 부연구위원은 "시장안정화를 도모하려면 1세대 1주택 실거주자에 대한 세부담 완화정책이 필요하다"며 "임대사업자의 운용비용을 낮춰 임대주택 공급유인은 높이되, 세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윈윈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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