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자인재단 "시민 의견 모니터링해 반영하는 중"
2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찾았다가 길을 잃었다.
A 씨는 "건물이 너무 넓은데 안내 표지판도 부실해 헤매는 사이 먼저 도착한 동료가 데리러 왔다"며 "동료도 길을 잃어 지나가던 분들에게 물어물어 목적지에 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도 이렇게 길을 잃는데 어르신들이나 외국인들은 더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 |
| ▲ 서울 동대문에 있는 DDP 외부에 설치돼 있는 'DDP 종합안내'. [하유진 기자] |
DDP는 전시,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이 항상 붐비는 곳이다.
그런데 "길을 찾기 힘들다"는 방문객 원성이 끊이지 않는다. DDP 건물 내에서 시민 참여 공간을 운영 중인 B 씨는 2일 "디자인마켓, 디자인랩 등의 각 업장에 길과 위치를 물어보는 일이 하루에도 수십 차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뭘까. 우선 복잡한 건물 구조 탓이 크다. 밖에서 DDP는 하나의 건물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디자인랩·아트홀·뮤지엄 총 3개의 홀이 이어져 있는 구조다. 또 건물 형태가 직사각형이 아니라 곡선형 모양을 띠는 '비정형'이다.
독특한 설계로 인해 DDP는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이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하지만 건물 안은 길을 찾기 힘들 만큼 복잡해졌다.
설계상 그런 구조가 불가피했다면 건물 내 안내데스크, 표지판 등 길을 안내하는 시설이라도 충분해야한다. 표지판 등이 부실하다는 입주사와 방문객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 |
| ▲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 앞 DDP 종합안내소. [하유진 기자] |
DDP에 자주 간다는 40대 직장 C 씨는 "시민들이 건물 내부에서 길 찾기가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니 입주사들도 재단 측에 길 안내, 표지판, 엘리베이터 위치 알림 등을 수차 요구했다고 들었다"며 "그런데 현재까지 개선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비정형 건물이라서 시민들이 길 찾기를 어려워하신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가능한 시민들이 길을 잘 찾으실 수 있게 안내 표지판 등을 설치해 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인지 능력이 다르다보니 여전히 길 찾기가 어렵다고 느끼실 수 있다"며 "재단은 시민들 의견을 계속 반영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조치에 대해선 고보조명(바닥에 레이저를 활용한 글자로 길을 안내하는 용도)을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주차장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도 반영해 주차장이 있는 '디자인랩' 건물 전 출입구에는 주차장 안내 표지판을 붙였다고 했다.
![]() |
| ▲ DDP 디자인랩 건물 내 안내 표지판. [하유진 기자] |
DDP는 서울특별시 소유의 공유재산이다. 공유재산이란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로 된 재산, 즉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지자체의 장은 공유재단을 관리·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 DDP 건물의 70% 이상은 서울디자인재단이 서울시로부터 관리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장이 바뀔 때마다 DDP 내부의 상황도 달라지다 보니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건물이 지어진 초창기에는 건물 내부에 안내데스크가 있어 시민의 길 안내를 도왔지만, 현재는 사라졌다는 얘기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건물 내 안내데스크는 최초 설계 때는 몇 군데 있었지만, 이용자들의 이용 패턴·동선을 보고 실제 운영 상황에 맞춰 변화했다"며 "지하철 입구에 종합안내소를 설치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건물 내부에서 길을 잃었을 때, 건물 밖 종합안내소에서는 도움을 받기 어렵다. 형식상 편의시설은 갖췄지만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어떤 패턴·동선을 고려해 안내데스크가 사라졌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예산 감축 목적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예산 때문에 안내데스크를 없앤 것은 아니다"고 머리를 저었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