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中企·소상공인 줄폐업…“1분기 인하할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일(현지시간) 마무리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은 한숨 돌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특히 FOMC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됐다”며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또 “장기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광범위하게 긴축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없이도 이미 긴축 효과가 나타났음을 시사했다.
시장에선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최대 2.00%로 유지되면서 한은은 부담을 덜고 동결 기조도 이어갈 전망이다.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2분기 이후에 무게를 두나 내년 1분기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3일 “물가상승률이 2%대로 수렴한 뒤 한은이 금리를 낮출 것”이라며 “그 시기는 내년 2분기쯤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2분기나 3분기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뒤 따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준이 움직인 뒤 한은이 얼마 간 시차를 두고 따라갈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연준은 내년 중반쯤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한은도 그보다 늦은, 하반기에야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한은은 연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듯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한은의 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연준이 금리를 또 동결해 한은이 쫓기진 않게 됐으나 여전히 한미 금리 역전폭이 2.00%포인트,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금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높은 편이고 해외자금 유출 우려도 있어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인하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 |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
반면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내년 1분기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경제 상황이 달라 통화정책의 기조는 같아도 전환 시점은 다를 수 있다”며 내년 1분기 금리인하를 예측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경기가 너무 나쁘다”며 “특히 고금리가 기업의 숨통을 죄고 있어 금리인하 없이는 수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쓰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금리·고물가에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까지 부진하면서 한국의 잠재성장력은 크게 훼손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 내년은 1.7%로 추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JP모건(1.8%), UBS(1.7%), HSBC(1.6%), 노무라(1.5%) 등은 1%대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년 연속 1%대 경제성장률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4년 이후 역대 최초다.
폐업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수도 크게 늘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들어 8월 말까지 법인 파산 접수 건수는 총 1034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58.6% 급증했다.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월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액은 894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2%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누적 지급액이 1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
1~8월 지급 건수는 7만8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늘었다. 연말에는 사상 최초로 10만 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은 소상공인에게는 퇴직금 성격의 자금에 해당한다.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은행 대출이 연체되거나 국세를 체납한 경우에도 압류되지 않는다.
소상공인들이 좀처럼 깨지 않는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그럼에도 폐업공제금을 받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은 그만큼 경영이 어렵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매출 부진과 고금리 부담에 헐떡이고 있다”며 “빨리 이자부담을 낮추지 않으면 내년에는 줄폐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총선이 내년 4월 치러진다는 점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높은 금리는 정부와 여당의 인기를 제약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조금이라도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한은에 금리인하 압박을 넣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