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동성애자 투석 사형 철회 이유는…

장성룡 / 2019-05-06 17:42:40
할리우드 스타까지 가세한 국제 압력에 굴복
절도범 손목·발목 절단 처벌은 언급 안 해

동성애자에게 숨이 끊어질 때까지 돌을 던져 죽이는 사형을 시행하기로 했던 동남아시아 이슬람 국가 브루나이가 실제 사형 집행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권을 무시한 가혹한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형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갈수록 거세지자 한 발 물러선 것이다.

▲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이 동성애자 투석 사형 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시스]


6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TV 연설을 통해 "우리는 20년이 넘도록 보통법에 따른 사형 집행을 사실상 중단해 왔다"며 "이는 이슬람 관습법 샤리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동성애자 사형 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브루나이는 지난달 3일 동성애자나 간통죄를 저지른 이는 투석으로 죽이도록 하는 내용의 샤리아 형법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이 즉각 폐기를 요구하는 등 국제 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 단체들은 "비인간적 형벌 시행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특히 합의에 의한 동성애에 대해 투석 사형 처벌을 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누구든 어떠한 형태의 차별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인권이 지켜져야 한다"면서 "해당 법의 승인은 명시된 원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할리우드 스타들도 반대 운동에 나섰다. 영화 배우 조지 클루니와 영국의 팝스타 엘튼 존 등 유명 연예인들이 브루나이 왕가 소유 호텔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또 유럽 주요 기업들은 브루나이 국영 항공사에 대한 보이콧에 나서는 등 전 세계적으로 압박이 거세졌다.

이와 관련,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샤리아 형법 시행과 관련해 많은 의문과 오해가 있는 걸 알고 있다"면서 "보통법과 샤리아법은 모두 나라의 화합과 평화를 보장한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고 말해 동성애자에 대한 실제 투석 사형 집행은 없을 것임을 공식 표명했다.

볼키아 국왕은 동성애자 투석 사형 방침과 함께 발표했던 절도범 손목·발목 절단 처벌에 대해선 별도의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새로 개정된 형법은 절도범의 경우 초범은 오른쪽 손목을, 재범은 왼쪽 발목을 절단한다고 돼 있다.

브루나이는 다른 종교에 비교적 관용적인 이웃국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등 다른 이슬람 국가들과 달리 2015년부터 무슬림의 성탄절 기념행위를 금지하는 등 이슬람 원리주의를 강화해왔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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