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가중부실자산 2.1조…2년간 2배 급증

유충현 기자 / 2025-12-22 17:34:52
비교대상 자산 23% 증가한 사이 부실자산은 5배 이상 늘어
교보·삼성·한화 부실자산 급증…유가증권 건전성↓

보험업계의 가중부실자산이 2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자산 중 부실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꽤 늘었다. 

 

22일 각 보험사 경영공시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생명보험 22개사와 손해보험 18개사의 가중부실자산은 총 2조1492억 원이다. 

 

전년 동기(1조6725억 원) 대비 28.5% 늘었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첫해인 2023년 3분기(9825억 원)와 비교하면 2배 이상(118.8%) 급증했다. 

 

▲ 2023년 3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2년간 보험사들의 분기별 가중부실자산 금액 추이(단위: 백만 원).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및 각사 경영공시 자료 취합]

 

가중부실자산은 보험사가 보유한 대출, 유가증권, 부동산 등 자산 중 '고정이하 등급' 자산에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이 수치가 커졌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손실 위험이 있는 자산을 점점 더 많이 보유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중부실자산이 늘면서 최근 2년간 보험사들의 자산건전성 악화가 뚜렷해졌다. 이 기간 동안 자산건전성분류대상자산은 750조8532억 원에서 921조5789억 원으로 22.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가중부실자산은 그보다 5배 이상 빠르게 늘었다.

 

가중부실자산비율(자산 중 부실자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3년 3분기 0.13%에서 올해 3분기 0.23%로 1.8배(0.10%포인트) 상승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교보생명의 부실자산이 2년간 가장 크게 증가했다. 2023년 3분기 525억 원에서 올해 3분기 1985억 원으로 3.8배 늘었다. 

 

이어 △삼성생명 4.2배(451억 원→1880억 원) △메리츠화재(734억 원→2099억 원) △한화생명 2.2배(1592억 원→3428억 원) △KB라이프 3.3배(88억 원→287억 원) △신한라이프(543억 원→1017억 원) 순으로 부실자산 증가폭이 컸다.

 

부실자산비율은 롯데손해보험(0.75%)이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흥국화재(0.68%), 하나생명(0.56%), 메리츠화재(0.49%), 처브라이프(0.34%) 순이었다.

 

▲ 2023년 3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2년간 보험사들의 분기별 부실자산비율 추이(단위: %).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및 각사 경영공시 자료 취합]

 

보험사들의 부실자산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유가증권 건전성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교보생명, 삼성생명, 농협생명, 한화생명 등 대부분 보험사가 경영공시에서 "고정이하 등급 유가증권의 증가"를 부실자산비율 상승의 요인으로 제시했다.

 

신한라이프생명은 "해외부동산 투자 수익증권의 자산건전성 재분류로 가중부실자산이 증가했고, 가계대출 연체가 늘어나면서 추정손실 금액도 증가했다"고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 회사에서는 부실자산이 실제 손실로 이어졌다. ABL생명과 라이나생명은 회수 불가능한 대출채권을 대손상각 처리했다. 하나생명과 흥국생명은 고정이하로 분류된 유가증권을 매각(환매)했다. 부실자산은 줄었지만 손실을 확정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실자산 규모가 커진 건 보험사 자산 운용 규모 자체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면서도 "자산 증가 속도보다 부실자산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기에 자산건전성 관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실자산비율이 높아지면 보험사의 가용자본이 줄어 지급여력 지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취약 보험사를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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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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