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도 멀쩡하더라" "횡설수설하더라" 참석자 반응도 제각각
"보고서 변질 이유 의심스러워…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밝혀내야"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큰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사흘째 비상근무 체제가 유지되던 지난 18일 저녁 무려 50여 분 동안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의 안전이 우려되는 비상 상황에서 김 시장이 독한 술을 마신 것의 부적절성에 대한 보도가 나간 뒤 그날 행사를 주관한 여성보육과에서 작성한 상황보고서 원본을 부분 삭제한 2차 버전이 등장하는 등 대응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 |
| ▲ 김동근 의정부시장의 폭탄주 보도와 관련된 2개 버전의 상황보고서. 앞장이 원본으로 2차 버전에서는 빨간 박스 부분이 삭제됐다. [의정부시 제공] |
28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스승의 날 이벤트가 미뤄져 민락동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지난 18일 열린 행사에서는 보육교사들에게 도지사·국회의원·시장 표창장을 수여했다. 수상자들의 일과 뒤 열린 이날 행사는 오후 7시 반쯤 끝났다.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집연합회 임원 10명이 예정에 없던 저녁식사를 제안했고 김 시장과 시청 담당자들이 가까운 식당에 둘러앉았다. 그 자리에서 어린이집과 보육원을 통합하는 정부 방침과 관련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어 공식행사를 이어가게 됐다.
그런데 연합회 측의 권유로 참석한 김 시장이 자리에 앉자마자 8시쯤부터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만들어 돌리기 시작했고 50여 분 동안 그런 분위기가 계속돼 간담회가 아니라 술판이 벌어진 것이다.
그 자리에 배석한 시청 관계자는 "시장이 격려 차원에서 폭탄주를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본 참석자는 "그러고도 멀쩡하더라", "횡설수설하더라"라며 반응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
| ▲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토요일인 지난 26일 중랑천 수해복구 작업에 참여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
이보다 더 이상한 것은 시장에게 보고된 상황보고서에서 일부분이 삭제된 2차 버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삭제된 부분은 향후 계획에 관한 것으로 '사실 상황 확인 등에 따라 개별 언론사 미대응' 이하 부분이다. 그 아래 괄호 안에는 '당일 석식은 교육부의 유아교육·보육 통합 추진에 대한 어린이집연합회의 대응방안 논의 등을 위한 간담회 성격임'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호우 비상근무 발령 등 실제 상황 확인에 따라 그 행사에서 시장이 폭탄주를 마신 것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응할 수 없다고 보고한 뒤 '날벼락'이 떨어져 제목을 지울 새 없이 향후계획을 삭제한 것이다. 우연히 그 상황을 목격한 사람도 있다.
의정부시의 공보관 격인 시민소통과장이 "시장이 그날 폭탄주를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나중에 확인해 보니 호우경보가 해제된 상태였는데 뭐가 문제냐"고 해명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같이 두 가지 버전의 보고서가 존재하는 이유를 확인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상황보고서를 작성한 담당 주무관은 "내가 보고서를 직접 작성했고 원본 파일을 갖고 있다. 어찌 된 것인지 확인해서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답변이 없어 재차 문의하자 "원본과 삭제본 둘 다 내가 작성했다. 내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담당 공무원이 상황보고서를 변질시켰다면 나중에 알아서 한 것인지 압박에 의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누가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는지 밝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