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시장, 호우 비상근무 중 50분간 '폭탄주'…상황보고도 갈팡질팡

김칠호 기자 / 2025-07-28 17:27:30
'사실 상황 확인에 따라 미대응' 향후계획 삭제 2차 보고서 등장
"그러고도 멀쩡하더라" "횡설수설하더라" 참석자 반응도 제각각
"보고서 변질 이유 의심스러워…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밝혀내야"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큰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사흘째 비상근무 체제가 유지되던 지난 18일 저녁 무려 50여 분 동안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의 안전이 우려되는 비상 상황에서 김 시장이 독한 술을 마신 것의 부적절성에 대한 보도가 나간 뒤 그날 행사를 주관한 여성보육과에서 작성한 상황보고서 원본을 부분 삭제한 2차 버전이 등장하는 등 대응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 김동근 의정부시장의 폭탄주 보도와 관련된 2개 버전의 상황보고서. 앞장이 원본으로 2차 버전에서는 빨간 박스 부분이 삭제됐다. [의정부시 제공]

 

28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스승의 날 이벤트가 미뤄져 민락동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지난 18일 열린 행사에서는 보육교사들에게 도지사·국회의원·시장 표창장을 수여했다. 수상자들의 일과 뒤 열린 이날 행사는 오후 7시 반쯤 끝났다.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집연합회 임원 10명이 예정에 없던 저녁식사를 제안했고 김 시장과 시청 담당자들이 가까운 식당에 둘러앉았다. 그 자리에서 어린이집과 보육원을 통합하는 정부 방침과 관련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어 공식행사를 이어가게 됐다.

 

그런데 연합회 측의 권유로 참석한 김 시장이 자리에 앉자마자 8시쯤부터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만들어 돌리기 시작했고 50여 분 동안 그런 분위기가 계속돼 간담회가 아니라 술판이 벌어진 것이다.

 

그 자리에 배석한 시청 관계자는 "시장이 격려 차원에서 폭탄주를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본 참석자는 "그러고도 멀쩡하더라", "횡설수설하더라"라며 반응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토요일인 지난 26일 중랑천 수해복구 작업에 참여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이보다 더 이상한 것은 시장에게 보고된 상황보고서에서 일부분이 삭제된 2차 버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삭제된 부분은 향후 계획에 관한 것으로 '사실 상황 확인 등에 따라 개별 언론사 미대응' 이하 부분이다. 그 아래 괄호 안에는 '당일 석식은 교육부의 유아교육·보육 통합 추진에 대한 어린이집연합회의 대응방안 논의 등을 위한 간담회 성격임'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호우 비상근무 발령 등 실제 상황 확인에 따라 그 행사에서 시장이 폭탄주를 마신 것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응할 수 없다고 보고한 뒤 '날벼락'이 떨어져 제목을 지울 새 없이 향후계획을 삭제한 것이다. 우연히 그 상황을 목격한 사람도 있다.

 

의정부시의 공보관 격인 시민소통과장이 "시장이 그날 폭탄주를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나중에 확인해 보니 호우경보가 해제된 상태였는데 뭐가 문제냐"고 해명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같이 두 가지 버전의 보고서가 존재하는 이유를 확인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상황보고서를 작성한 담당 주무관은 "내가 보고서를 직접 작성했고 원본 파일을 갖고 있다. 어찌 된 것인지 확인해서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답변이 없어 재차 문의하자 "원본과 삭제본 둘 다 내가 작성했다. 내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담당 공무원이 상황보고서를 변질시켰다면 나중에 알아서 한 것인지 압박에 의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누가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는지 밝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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