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 100조 우려…"대규모 부실 탓 2% 밑돌 것"
반도체 등 수출 감소, 고금리·고물가로 민간소비 부진, 정부소비 축소….
겹겹이 쌓인 악재 속에서 우리 국내총생산(GDP)은 힘겹게 정부 예상치(1.4%)만큼은 성장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 올해는 상당폭 반등이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암초가 그득해 본격 상승은 힘들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성장률이 작년 4분기 0.6%, 연간으로는 1.4%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정부와 한은의 전망치에 부합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4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이 경제성장률에 0.8%포인트 기여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0.7%포인트 깎아내렸다.
작년 4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며 어렵게나마 1.4% 성장은 해냈지만, 코로나 대유행 첫해인 2020년(-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는 작년보다는 전망이 밝은 편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한은은 2.1%로 예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 현대경영연구원 2.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2.2% 등 국내외 기관 대부분도 2%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LG경영연구원이 1.8%를 제시, 드물게 1%대 성장 전망치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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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남구 신선대와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인 모습. [뉴시스] |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수출, 특히 반도체 수출이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인공지능(AI)이 주목받으며 반도체 수출이 빠른 회복세다.
관세청 집계에서 1월 1~20일 수출은 33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 줄었지만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53억 달러)은 19.7% 급증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를 작년(6327억 달러)보다 10.8% 증가한 7010억 달러로 제시했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15.9%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디램 가격 회복 등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2%대 초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문태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팀장도 산업 전반에 걸쳐 수출 회복 흐름을 기대했다.
하지만 암초가 널려 있어 본격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운 흐름이다. 주된 암초로는 △고금리 △민간소비 및 정부소비 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이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대보다 엄격한 태도를 취하면서 조기 금리인하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고금리 장기화는 기업과 가계를 모두 힘들게 한다.
작년 정부소비 증가율은 1.3%에 그쳤다. 최근 3년(2020년 5.1%, 2021년 5.5%, 2022년 4.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미 국가부채가 1100조 원이 넘어 재정 압박이 심하기에 올해도 정부소비는 기대하기 힘들다.
LG경영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를 조기에 크게 낮추기도 어렵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적극 늘리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2년 연속 2% 경제성장률에 미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민간소비 역시 부진하다. 신 국장은 "과거엔 민간소비가 경제성장률보다 높게 나왔는데,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폭탄'은 부동산PF 부실 염려다.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으로 막고 있는 부동산PF 부실이 터지면 조만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거란 설이 파다하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 202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금융기관의 직접대출 160조5000억 원에 PF 유동화증권 발행잔액(42조1000억 원)을 합한 금액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내 금융권 부동산 PF 익스포저 추정치(약 100조 원)의 2배를 상회하는 규모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전체 부동산PF 익스포저 중 50조 원 가량 부실화됐다"며 "이번에도 절반쯤 부실화된다면 총 부실이 약 100조 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는 이 정도 부실을 감내할 만한 여력이 없다"며 "2008년에는 금리라도 낮출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다"고 우려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총선이 끝난 후 부동산PF 부실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며 "부실 충격과 내수 부진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유충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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