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플랫폼보다 '알테쉬'서 같은 상품 더 싸게 구매 가능
"다소 도움되나 물가 핵심은 석유류·'먹거리'라 큰 영향 없어"
중국 이커머스업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및 쉬인, 세칭 '알테쉬'가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면서 초저가 물량이 국내에 쏟아지고 있다.
알테쉬는 같은 제품을 국내 이커머스업체보다 훨씬 싼 가격에 팔아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거란 기대가 일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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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테쉬 관련 이미지 [UPI뉴스 자료사진] |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온 전자상거래 물품 건수는 8881만5000건으로 전년(5215만4000건) 대비 70.3% 폭등했다. 전체 통관된 전자상거래 물품 건수 증가 규모(36.7%)보다 훨씬 더 크다.
금액 기준으로도 중국에서 온 전자상거래 물품 금액 증가율(58.5%)이 전체 증가율(11.7%)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알테쉬가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알리가 지난해 3월 한국 시장에 1000억 원을 투자하면서 점유율이 대폭 늘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18만 명으로 전년동월(355만 명)보다 130% 급증했다. 알리는 MAU에서 11번가(736만 명)를 제치고 이커머스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 업계 1위 쿠팡(3010만 명)을 맹추격 중이다.
작년 7월엔 테무가 한국에 상륙했다. 테무는 지난달까지 7개월 만에 581만 명의 MAU를 확보, 업계 4위 자리를 차지했다.
쉬인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쉬인의 MAU 증가율은 1월 315%, 2월 280%에 달했다.
향후 알테쉬의 한국 시장 공략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알리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올해를 한국 현지화 원년으로 삼겠다"며 초대형 물류센터 설립 등을 포함해 3년 간 11억 달러(약 1조4471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초저가 물량 공습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덜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간 쿠팡, 네이버, 11번가 등에 입점한 국내 중소업체들은 알테쉬에서 사온 제품들에 프리미엄을 붙여 팔아왔는데, 가격 차가 상당했다.
일례로 알리에서 파는 한 스키 장갑의 가격은 10.4위안(약 1924원)이다. 그런데 한 쿠팡 입점업체는 똑같은 제품을 1만5960원에 팔고 있다. 해당 업체가 알리에서 물건을 사온 뒤 몇 배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로 심한 경우는 드물지만, 똑같은 제품이라도 보통 국내 이커머스업체의 판매가가 알테쉬의 3~5배 수준"이라며 "중소 유통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은 전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알테쉬에서 직접 물품을 사면 부담이 크게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알테쉬는 가파르게 성장 중"이라며 "공산품 등 초저가 물량이 공급되면서 소비자물가에 하락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중소업체가 알테쉬에서 물건을 사온 뒤 시장에 공급하면서 운송비 등이 붙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알테쉬와 가격이 5배씩 차이나는 건 유통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에게 같은 제품을 더 싼 값에 구할 수 있게 된 건 반가운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다소 도움이 되더라도 인하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물가의 핵심은 석유류와 '먹거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석유류와 먹거리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일부 공산품 가격이 내려가는 정도로는 큰 영향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국제유가와 신선식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1.9% 오른 배럴당 81.26달러로장을 마감했다.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배럴당 83.82달러)은 0.08%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먹거리 물가도 고공비행 중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동월보다 11.4% 올랐다. 채소(12.2%)와 과실(40.6%)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알테쉬의 본격 진출이 소비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나 국내 중소업체들에겐 심각한 위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산이나 비슷한 종류의 저가 제품을 취급하던 국내 중소업체들에겐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며 "이미 다수 업체가 문을 닫고 있다"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판매업체 폐업 건수는 7만8580건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중국산 '짝퉁'이 증가세인 데다 품질 우려가 높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도 좋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관세청에 적발된 중국산 짝퉁은 6만5000건으로 전년(6만 건)보다 8.3% 증가했다. 관세청에서 적발한 짝퉁 6만8000건 중 95.5%가 중국산이었다.
또 현행법상 국내 업체는 물품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KC인증 마크를 취득하는 것이 필수이나 알테쉬에는 관련 의무가 없다. 대부분의 상품이 KC 인증 취득 없이 들어와 안전성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알리 관련 소비자 민원 건수는 673건으로 전년(228건)의 3배에 달했다. 올들어 2월까지 소비자 민원이 벌써 352건 접수돼 급증 추세다.
KPI뉴스 / 안재성·하유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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