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불패'도 삐걱?…80억 하던 압구정 현대, 11억 하락

유충현 기자 / 2023-10-27 17:25:50
10월 '강남 3구' 거래 95건 중 40건 하락…1억 이상 하락 17건
압구정 현대1차 196㎡ 67억에 거래…직전 78억 대비 11억↓
"집주인들, 상승 끝물이라 판단…아니면 싸게 팔지 않았을 것"

이달 들어 전국 아파트 거래가 주춤한 가운데 '부동산 불패론'의 상징과도 같았던 서울 강남권 핵심 아파트에서도 가격 하락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고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실거래 계약 95건 가운데 40건(42%)은 직전 대비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이들 중 17건은 1억 원 이상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뉴시스]

 

이번달 실거래 가운데 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196㎡ 타입(3층) 매물이었다. 재건축 추진 기대감으로 들썩였던 단지다. 이곳은 지난 4일 67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체결된 직전 거래가격(78억 원)과 비교해 11억 원 하락한 금액이다.

 

송파구 잠실엘스 84.88㎡(5층)도 지난 19일 18억6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금액은 지난달 15일의 24억 원이었다. 한달 새 5억4000만 원 떨어진 것이다. 강남구 도곡동 삼성래미안 122.81㎡(7층)도 지난달 직전거래 대비 4억1500만 원 내린 28억 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84.48㎡(13층)도 4억 원 낮춘 25억 원에 팔렸다.

 

서초구에서도 '하락거래'가 다수 발생했다. 서초동 현대아파트 62.05㎡(2층)는 3억2000만 원 떨어진 13억5000만 원, 잠원동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133.37㎡(8층)은 3억1000만 원 떨어진 37억7000만 원으로 실거래 내역을 신고했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98.04㎡(14층) 매물도 지난해 직전 거래보다 3억 원 낮춘 68억5000만 원에 매매됐다.

 

이 밖에도 △강남구 대치동 선경2차 127.75㎡, 35억2000만 원(-2억9000만 원)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39.1㎡, 9억3000만 원(-2억2000만 원) △강남구 자곡동 LH강남힐스 51.99㎡, 8억9800만 원(-2억200만 원) △서초구 방배동 삼호한숲 59.98㎡, 11억 원(-2억 원)△서초구 반포동 두산힐스빌 58.7㎡, 11억 원(-2억 원) 등 하락거래가 이달 중 신고됐다.

 

▲ 10월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실거래 중 기존가격 대비 1억 원 이상 가격이 하락한 17개 내역.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전국 '최상급지'로 불리는 강남 지역에서 이처럼 하락 거래가 속출하는 배경으로는 우선 최근의 고금리 환경과 경기침체 장기화가 꼽힌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거시경제 상황과 맞물려 있다"며 "물론 작년 수준의 '패닉'은 아니겠지만 금리가 이렇게 오르면 아무리 강남이라고 해도 버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남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거두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오르기 어려운 집을 붙들기보다는 가격을 낮춰서라도 파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교수는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은 그간 상승 분위기가 끝물에 다다랐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여기서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절대로 기존에 형성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남 아파트'가 갖는 의미를 고려할 때 하락거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그간 시장심리가 과열되는 국면에서도 매매수급지수는 계속 기준선인 100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매수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송 대표는 "강남 스타아파트에서 이런 거래가 나오면 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지역과 아파트에서는 더 많은 하락거래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부 거래를 하락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의견을 달리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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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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