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韓 수출…연내 플러스 전환할까

안재성 기자 / 2023-11-08 17:22:01
5개월째 경상수지 흑자…수출 감소폭 축소세
“연내 플러스 전환” vs “내년 초는 돼야”
내년 성장률 두고 ‘2% 이상’ vs ‘2% 미만’ 갈려

한국 경제의 핵인 수출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못하다. 하지만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어 연말에는 플러스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경상수지는 54억2000만 달러(약 7조110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흑자폭도 8월(49억8000만 달러·약 6조5300억 원)보다 커졌다.

 

수출은 556억5000만 달러(약 73조100억 원)로 전년동월 대비 2.4% 줄었다. 지난해 9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감소폭은 7월(-14.8%)과 8월(-6.5%)에 비해 점차 축소되는 흐름이다.

 

한국 경제의 ‘견인차’로 불리는 반도체 수출은 14.6% 줄었다. 역시 7월 –33.8%, 8월 –21.2%에 비해 감소폭이 줄고 있다.

 

▲ 부산항 컨테니어 야적장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들. [뉴시스]

 

이처럼 수출이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그리며 원유 수입액은 16.2%, 가스 수입액은 63.1% 급감해 수입이 수출보다 더 감소한 점도 경상수지에 긍정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영향으로 잠깐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최근 과거보다 더 아래로 내려갔다”며 “10월 이후로도 에너지 수입액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4.3% 떨어진 배럴당 77.3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배럴당 81.61달러)도 4.2% 하락했다. 모두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G2(주요 2개국)인 중국의 10월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6.4% 급감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원유 수요가 줄어들 거란 전망이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수출 개선세가 뚜렷하다”며 “오는 12월엔 기저효과로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반도체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한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 미중 갈등 등 불안요소가 남아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대중 인공지능(AI) 칩 수출을 금지했다. 이는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엔비디아 실적에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수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당장은 국내 반도체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수출 금지 품목이 늘어나면 상당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추이도 관심의 대상이다. 만약 이란이 참전하는 등 전쟁이 확산될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뛰어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소라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란 참전 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내 플러스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이 개선세이긴 하나 아직 어려움이 있다”며 “연내 플러스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대표도 “내년 초는 돼야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둘 모두 반도체 수출도 플러스 전환이 힘들 것으로 진단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예상이 갈렸다. 정부는 내년 2%대 성장을 바라고 있으며 김 교수도 “성장률이 2%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강 대표는 “내수가 부진해 수출이 더 확실히 살아나야 2%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고 짚었다. 성 교수도 “전체적으로 경기가 부진하다”며 “내년 경제성장률 2%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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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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