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는 하향안정세인데…농산물 비싸 '물가 불안' 여전

안재성 기자 / 2024-01-24 17:57:58
유가 하락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곡물가가 생산자물가 끌어올려
"아직 물가 불안해 금리인하는 무리…2분기말·3분기초쯤 내릴 듯"

국제유가 하향안정화로 물가상승률도 서서히 둔화 추세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아직 높아 안심하긴 이른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0%로 조사돼 전달(3.2%)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022년 3월(2.9%)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3.2%로 전월(3.3%)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작년 11월부터 2개월 연속 하락세다.

 

물가가 서서히 둔화되는 배경에 대해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2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52% 내린 배럴당 74.3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0.45% 하락한 배럴당 79.70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 원인으로는 △리비아 사라 유전 생산 재개 △ 미국 노스 다코다 원유 생산 정상화 △ 이스라엘의 휴전 제안 등이 꼽힌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유가를 불안하게 하는 주 요인 중 하나다. 아직 전투가 진행 중인데, 이스라엘이 최근 하마스 측에 남은 인질을 모두 석방하는 대신 2개월 간 휴전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휴전이 이뤄지면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몇 달 간 하향안정화 추세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부터 배럴당 7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각종 석유류 제품 가격을 끌어내려 물가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수입물가도 떨어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32.46로 전달(134.75)보다 1.7% 하락했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농산물들. [뉴시스]

 

하지만 유가와 달리 농산물 가격은 여전한 상승세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19(2015년=100)로 전달(121.02) 대비 0.1% 상승했다. 작년 9월 이후 3개월 만에 반등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농산물이 전달 대비 9.3%나 급등했다. 수산물도 4.6%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산자물가는 보통 소비자물가에 6개월 가량 선행한다"며 "물가가 아직 불안하다는 반증"이라고 진단했다.

 

국제 곡물가도 오름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곡물가격지수는 122.8포인트로 전월 대비 1.5% 올랐다. 지정학적 이슈, 작황 우려, 물류 불안 등으로 밀, 옥수수, 쌀 등의 국제 가격이 뛴 영향이 컸다.

 

이처럼 물가가 아직 불안한 상태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기 인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추가 인상 필요성은 많이 낮아졌다"면서도 "금통위원들이 모두 상당 기간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해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금리인하를 논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라며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금리인하가 어렵다"고 말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한은은 연준이 먼저 금리를 내리는 걸 확인한 뒤 움직일 것"이라며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쯤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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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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