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月 624만원 벌어도 '하위 5.9% 주택'밖에 못 산다

유충현 기자 / 2024-03-05 17:37:40
작년 4분기 KB부동산 '주택구입 잠재력지수' 5.9…전분기比 하락
소득 줄고 금리 오른 탓…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과 큰 격차

지난해 4분기 서울 거주가구의 '잠재적 주택구매력'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줄고 금리는 오른 영향이다. 

 

▲ 서울 지역 아파트 재고량 및 구입가능 아파트 재고량 추이 비교. [KB부동산 데이터허브]

 

5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는 5.9였다. 전분기 6.76에 비해 0.86포인트 감소했다. 주택구입잠재력지수란 중위소득 가구가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집을 살 때 해당 지역에서 매입 가능한 주택재고량을 나타낸 지표다. 

 

예를 들어 이 지수가 50이라면 지역 내에서 가격이 하위 50%인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택구입잠재력지수가 5.9라면 중위소득 가구가 최대한의 대출을 감행한다고 해도 하위 5.9% 가격범위 아파트밖에 살 수 없다는 얘기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에 있는 아파트 재고물량 총 142만4400호 중 8만4000호가 여기에 해당된다.

 

주택구입잠재력지수가 하락한 이유로는 우선 가구 소득 감소가 꼽힌다. KB부동산이 통계청 가계수지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한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중위소득 가구의 소득은 월 624만 원이다. 직전 분기 651만 원에 견줘 4.2%(27만 원) 감소했다. 소득 중 최대 3분의 1을 주거비에 쓴다고 할 때 '연간지출가능 주거비용'도 2579만 원에서 2471만 원으로 뒷걸음쳤다.

 

금리는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4%로 전분기(4.31%)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KB부동산은 이들 가구가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한 '구입가능주택가격'을 산출했다. 작년 4분기는 4억6314만 원으로 전분기(4억8722만 원)보다 0.05% 감소했다.

 

▲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 추이 비교.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서울 지역의 주택구입잠재력지수는 경기(37.97), 인천(54.91) 등 수도권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싸다는 의미다. 

 

경기도의 중위소득 가구 월 소득은 560만 원으로 서울보다 64만 원 적지만 지역 내 주택 40% 정도를 구입할 수 있다. 인천은 가구 월소득이 506만 원이지만 지역 아파트 절반 가량이 구매가능 범위에 있다.

 

현재 서울의 주택구입잠재력지수는 KB부동산이 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범위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김균표 KB부동산 시세통계팀장은 "과거에는 서울의 주택구입잠재력지수가 50에 육박한 적도 있고 2020년 초만 해도 10~15 수준을 보였다"며 "지난 몇 년간 가구의 소득수준과 집값 사이에 갭(gap)이 점점 벌어지면서 수요층의 감내력이 굉장히 악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급격하게 오른 반면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은 그만큼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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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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