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상생금융 압박…은행에 이중 부담 가하는 자영업 침체

안재성 기자 / 2023-12-06 17:16:16
"팬데믹 때보다 더 힘들다"…자영업·소상공인 어려움 '지속'
당국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해야"…'좀비기업 양산' 우려도

"코로나 팬데믹 시기보다 더 힘들다. 매출이 작년 대비 '반토막'났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수와 수출이 동시 부진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직격타를 맞았다. 이에 따라 은행도 부실채권 증가와 상생금융이라는 이중 부담을 짊어지는 모습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음식점·주점업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113.7로 전년 동기보다 6% 줄었다. 경기침체와 고금리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식산업 외 다른 자영업도 신음하고 있다.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소상공인 등 중소기업들도 한숨만 내쉬는 양상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총 13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8% 급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와 고물가가 겹치면서 중소기업은 어려운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은행들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출 관련 대손충당금 증가와 함께 상생금융을 통해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이중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UPI뉴스 자료사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우니 대출은 늘고 연체율은 뛰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올해 11월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자영업자대출 제외) 잔액은 총 308조9631억 원으로 전년동기(285조1423억 원) 대비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대출은 312조3984억 원에서 318조36억 원으로 1.7% 늘었다.

 

9월 말 국내은행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49%(금융감독원 집계)로 전년동월 대비 0.22%포인트 급등했다.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0.52%)은 0.19%포인트, 자영업자대출 연체율(0.46%)은 0.27%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이 뛸수록 은행 부실채권도 늘어나니 은행의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과 관련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이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게다가 은행엔 어려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압박까지 가해지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권에 상생금융을 주문하면서 "상대적으로 가장 어려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부터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금리우대, 이자 캐시백, 대출 만기연장, 신규 대출 등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전체적으로 2조 원가량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중으로 지출해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주름살이 늘 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호시절은 다 갔다"며 "내년은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이 자칫 '좀비기업 양산'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지 어렵다는 이유로만 돕기만 하는 거 위험하다"며 "정부와 은행 등의 지원에만 기대 목숨을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을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지금이 경기침체가 심각하니 내년 상반기는 지원에 열중하더라도 하반기부터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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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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