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만에 거래량 역전…"호가 내려야 거래 트일 것"
서울 아파트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다. 전세사기 우려에 '거래 빙하기'를 맞았다던 빌라보다도 더 안 팔린다. 전문가들은 매도자들이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한 아파트 거래가 증가세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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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및 빌라 매매거래량 추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리치고' 집계] |
12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리치고'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신고내역을 취합한 결과를 보면 이날까지 신고를 마친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1543건이다. 이는 같은 기간 신고된 빌라(연립·다세대) 거래건수 1626건보다 낮은 수치다.
신고 기한(거래 체결 후 30일 이내)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집계가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수치만으로도 시장흐름의 반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종적으로도 아파트 거래량과 빌라 거래량이 역전될 경우 작년 12월(아파트 837건, 빌라 1345건) 이후 11개월 만이다.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가 불거지면서 빌라 거래량이 빠르게 줄었다. 반면 아파트는 올해 초 정부의 부동산 연착륙 정책기조에 힘입어 거래량이 증가했다. 이후에는 아파트 거래량이 점차 거리를 벌렸고, 지난 7~9월에는 빌라 거래량의 2배 수준까지 격차가 커지기도 했다.
아파트와 빌라의 매매거래 건수가 다시 역전된 것은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 정부의 정책금융이 중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책금융이 중단된 9월을 기점으로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다. 빌라 거래량은 올해 6~10월 꾸준히 1900대 후반을 유지했지만,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8월 3849건에서 9월 3375건, 10월 2315건으로 가파르게 줄었다.
서울에서 이뤄진 전체 주택유형 매매거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11월에는 39.4%를 기록, 올해 처음으로 40%선 아래로 내려섰다. 올해 3분기에 20%대까지 하락했던 빌라 거래 비중은 지난달 41.5%로 오르며 11개월 만에 40%선 위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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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노원구 지역 아파트 단지들. [이상훈 선임기자] |
시장 전문가들은 아파트 거래량 급감의 원인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있다고 짚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 부동산 시장 수요자들은 다른 요인보다도 특히 가격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대출이 어려워지고 가격도 높아졌으니 수요자가 이탈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송 대표는 "올해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정이 나타나고 있는 과정"이라며 "금리나 대출조건의 변화가 없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12월은 아파트 거래량이 더 줄어들 것 같다"며 "아마도 내년 총선 전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기 때문에 팔 사람들이 가격을 내려야 해결되는데, 매도인들은 아직 내릴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이런 불일치로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관측했다.
가격을 낮추면 거래가 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집값 급락 때와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작년에는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거래가 안 됐지만 지금은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다 보니 거래가 안 되는 것"이라며 "작년의 시장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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