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집값 우려 혼재…또 금리 동결 한은, 11월 선택은

안재성 기자 / 2025-10-23 17:29:00
소비·투자 부진 극심한데 집값은 38주 연속 오름세
"경기 개선 위해 인하" vs "집값·환율 우려 더 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지난 7월, 8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동결 기조다. 신성환 금통위원만이 인하 의견을 제시했다.

 

경기침체가 심각한데 집값은 고공비행하면서 한은이 어느 쪽으로도 쉽게 움직이기 힘든 형국이다. 이날 동결 배경이다. 그러나 11월 한은 움직임에 대해선 전문가들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동결 결정엔 집값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수도권 집값은 국민 소득 수준에 비해 너무 높아 사회적 안정까지 해친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집값 오름세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하고 전·월세 가격까지 치솟아 서민 주거가 불안한 걸 염려했다.

 

이 총재는 또 "3개월 후에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금통위원이 과거 1명에서 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달아오른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담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50% 급등해 3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재명 정부 세 번째인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하는 흐름이다.

 

다만 집값만 보고 금리를 계속 동결하기엔 경기가 심상치 않다. 이 총재도 "집값만 보면서 기준금리를 거듭 동결할 순 없다"며 경기가 너무 침체되면 금리인하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전(全)산업생산 지수는 114.5(2020년=100)로 전월과 같았다. 2개월 연속 이어지던 증가세가 멈췄다.

 

민간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2.4% 급감해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도 부진하다. 설비투자는 1.1% 줄었고 건설투자는 6.1% 급감했다.

 

건설업 침체는 고용에도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8월 건설업 종사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만3000명 줄었다. 15개월 연속 감소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가 2.0%로 안정적인데 경기침체는 심각하다"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1%포인트 가량 밑돌 것으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은이 경기 개선을 위해 11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과 환율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한은은 11월에도 4회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8원 오른 1439.6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 약 6개월 만에 1440원 선을 뚫기도 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경기가 침체 모드이나 집값과 환율도 염려된다"며 "한은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아직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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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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