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인하 기대감 사라지자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상승

안재성 기자 / 2024-02-15 17:16:28
작년 12월 3.1%p ↑…8개월만에 반등
"'매파 연준'에 고정금리 선호도 늘어"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그리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비중이 지난해 12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8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작년 말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식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예금은행 주담대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59.8%로 전월(56.7%) 대비 3.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금리 비중은 43.3%에서 40.2%로 떨어졌다.

 

주담대의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해 4월 80.7%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7개월 연속 떨어지다 8개월 만에 올라갔다.

 

▲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주된 원인으로는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연준의 태도가 꼽힌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시장에는 연준이 곧 기준금리를 인하할 거란 전망이 팽배했다. 오는 3월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았고 '작년 말 인하' 예측도 없지 않았다.

 

향후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차주에게 유리하다. 고정금리는 5년 간 움직이지 않지만 변동금리는 보통 1년에 한 번씩 조정되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전까지 차주들이 변동금리로 쏠리면서 고정금리 비중은 계속 낮아졌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예상 외로 탄탄하고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는 느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인하는 가능성이 제일 낮은 시나리오"라고 밝히는 등 3월 인하는 사실상 물 건너 간 모습이다. 5월 인하설도 점차 힘을 잃고 있으며 금리인하가 하반기로 미뤄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자연히 차주들에게 변동금리의 매력이 하락했다. 아직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부분도 차주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18~5.25%, 변동형 금리는 연 3.99~6.65%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당장은 고정형보다 금리가 높더라도 후일 내려갈 걸 기대하면서 변동형을 택하는 차주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금리인하 기대감이 식으면서 부담이 적은 고정형 쪽으로 차주들이 기우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중도상환 활성화도 고정형 비중 상승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의 일반 주담대 금리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일반형 4.15~4.45%·우대형 4.05~4.35%)를 밑돌면서 다수 차주들이 일반 주담대로 갈아타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947억 원(511건) 규모의 특례보금자리론이 중도상환됐다. 특례보금자리론 상환 규모는 작년 6월 267억 원(116건), 7월 349억 원(150건), 8월 533억 원(251건), 9월 555억 원(270건), 10월 795억 원(377건), 11월 839억 원(433건) 등 매달 증가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도상환한 차주들은 대부분 고정형을 택했다"며 "특례보금자리론 역시 고정형이기에 차주들이 갈아타면서도 고정형을 선호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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