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 사용은 영어 교육 기회의 상실" 주장
이메일 내용 SNS서 퍼지자 '인종 차별' 논란
미 명문대 교수가 유학생들에게 "학교서 중국어를 쓰지 말라"는 이메일을 보냈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ABC 등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학교 의과대학의 생물통계학 대학원장인 메간 닐리 교수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대학원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학교에서는 중국어를 쓰지 말라"며 "100% 영어만 사용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닐리 교수는 이메일에서 "두 교수가 찾아와 유학생들이 휴게실 등에서 중국어로 시끄럽게 떠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며 "교수들은 유학생들이 영어 공부를 등한시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말로 대화하는 것은 무례하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또한 닐리 교수는 "두 교수가 중국어로 떠든 학생의 이름을 기록해두고 면접이나 인턴십 등에서 배제하려고 했다"며 "제발 이런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하지 않지 않도록 학교서 중국어를 쓰는 것을 조심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2월에도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언어 경찰이 되기는 싫다"면서도 "영어를 완벽하게 배울 기회가 있음에도 학교에서 모국어를 사용하면 교수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인종차별 논란이 촉발된 것은 이 대학 중국인 유학생이 지난 26일 트위터에 자신이 받은 이메일을 공개하면서부터였다. 그는 "자유시간에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까지 제한하냐"며 "닐리 교수는 인종차별주의자다"고 비판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이 교수는 결국 대학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소식은 웨이보로도 전해지며 670만번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다른 외국어도 아니고 중국어라서 표적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듀크대학교의 한 유학생 모임은 학교 측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닐리 교수의 이메일이) 중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끔찍한 몰이해와 무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듀크대에 존재하는 중국 학생 차별과 혐오를 정상화하기 위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마리 클롯만 듀크대 의과대학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어 사용 금지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그는 "닐슨 교수의 말을 접하고 상처받은 학생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닐슨 교수는 생물통계학 대학원장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사용하는 언어 때문에 차별이나 제한을 받는 경우는 절대 없을 것"이라 덧붙이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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