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주류업계, '한국산 인증마크' 도입 논의
최근 태국 방콕을 방문한 20대 직장인 A 씨는 마트에 들렀다가 놀랐다. 대형마트 진열대에는 한국어 이름을 붙인 태국산 과일소주들이 즐비했다.
A 씨는 "태국 마트에 갔는데 한국어 이름의 소주들이 여럿 있었다"며 "한국에서는 못 본 이름의 소주길래 유심히 봤는데 한국 제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순하리같은 진짜 한국 제품들이 있긴 했는데, 대형마트에서도 한국 돈으로 4000~5000원 정도"라며 "그보다 저렴한 태국 과일소주들이 인기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고 했다.
| ▲ 지난해 5월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에 진열된 우리 기업의 주류들. [뉴시스] |
1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K-팝, K-드라마, K-푸드 등의 유행으로 한동안 한국 소주가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드라마 등에서 배우들이 한국 소주를 마시는 장면을 보고 생긴 한국 소주에 대한 흥미가 해외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국내에선 이제 찾아보기 힘든 과일소주들이 인기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는 순하리 요구르트딸기 맛 등을 수출용으로 제작 및 유통하고 있다.
동남아에선 국내의 일반 소주들이 도수가 높은, 이른바 '독주'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워낙 인기가 높다보니 '짝퉁 한국소주'가 대거 등장했다. 동남아 주류업체들이 한국 과일소주와 비슷한 맛에 한국어 이름을 붙인 소주를 대거 만들어 유통시킨 것이다.
국내 주류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유통하는 소주가 아닌데 한국어로 소주 이름이 적혀있으니까 동남아 소비자들은 그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미간을 찌푸렸다.
특히 동남아 주류업체가 만든 짝퉁 한국소주는 진짜 한국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가격 경쟁력에서 짝퉁이 우수해 우리 기업들의 우려가 더 크다.
국산 소주 순하리는 해외 대형마트에서 이날 기준 베트남 6만5000동(3500원가량), 태국 130바트(4800원가량)에 판매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짝퉁 한국소주는 진짜 제품보다 가격이 30% 이상 저렴하다"며 "낮은 가격으로 인기몰이 중"이라고 말했다.
짝퉁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주류업계와 국세청이 협업해 '한국소주 인증마크'를 논의 중이다. 한국소주임을 명확히 인증하는 마크, 'K-SUUL'을 붙여 짝퉁 한국소주와 구별하자는 전략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도 진짜 한국소주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인증마크가 실현되면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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