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지출 나눠 부담 경감 기대"
홍콩 H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대한 은행권 보상액이 총 2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등 보상이라 투자자 개개인과 협의가 불가피해 실제 보상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릴 전망이다.
15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 ELS 평균 손실 보상률은 30~40% 수준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자율 보상 가이드라인은 은행의 기본 보상률을 20~40%로 하되 판매자 책임을 최대 45%포인트 가산하고 투자자 책임은 최대 45%포인트 감산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를 감안하면 평균 손실 보상률이 30~40%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아마 40%는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홍콩 ELS' 투자자 중 다수가 손실 보상률 20∼60% 범위 내에 분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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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의 ELS 손실 보상은 투자자 개개인과 협의해 완료되기까지 여러 해가 걸릴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이를 감안해 SK증권은 은행권 전체 홍콩 ELS 손실 보상금을 1조5000억~1조9000억 원 수준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조7000억~2조4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은행별 판매액이 달라 실제 지출해야 하는 손실 보상금 규모도 크게 다르다. 5대 은행 중 KB국민은행은 홍콩 ELS 판매액이 7조80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신한은행은 2조4000억 원, 농협은행은 2조2000억 원, 하나은행은 2조 원이다. 우리은행은 400억 원에 불과하다.
SK증권은 손실 보상률 30%일 경우 국민은행의 손실 보상금은 7000억~8000억 원, 신한·농협은행은 2000억 원 안팎, 하나은행은 1000억~2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손실 보상률 40%일 때는 국민은행이 1조 원 안팎, 신한·농협은행은 약 3000억 원, 하나은행은 약 2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은 판매액이 작아 보상금도 미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상금을 한꺼번에 지출한다면 은행에 타격이 크겠지만 실제로는 몇 년에 걸쳐 진행될 전망이라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의 나이, 투자 경험 등에 따라 차등 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은행이 투자자 개개인과 보상률에 대해 협의해야 하므로 완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독일 국채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처럼 몇 년은 걸릴 듯 하다"며 "은행은 보상금이 합의될 때마다 매 분기마다 손실을 계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은행이 제시한 보상금에 만족하지 못해 소송전으로 갈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부담이 작지는 않지만, 금감원이 고심해서 짠 자율 보상 안을 거절하는 건 더 위험하다"며 "아마 총선 전에 모든 은행들이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율 보상을 하겠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국은행연합회가 대표로 자율 보상 선언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문제는 배임 이슈"라고 지적했다. KB·신한·하나·우리 4개 금융지주는 모두 외국인 지분율이 60~70%대다. 특히 서구권 주주들은 "투자 성패는 투자자 본인 책임"이란 인식이 뚜렷해 은행이 투자자 손실을 보상해주는 걸 선뜻 납득하지 못할 수 있다. 은행 경영진이 손실 보상금 지출을 결정하는 걸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 여길 위험이 있다.
그는 "외국인 주주들에게 한국의 특수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통령실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ELS 손실 보상은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은행 측이 주주들을 잘 설득하라"는 입장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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