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폭 커지나…“2.50~2.75%로 하락” 전망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9월 발표한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수준을 5.6%로, 내년 말은 5.1%로 제시했다.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를 연내 한 차례 더 올리고 내년 기준금리 인하폭은 0.5%포인트에 그칠 거란 내용이다.
하지만 지난 1일(현지시간)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데다 최근 물가지표도 우호적으로 나오면서 시장에선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연준이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존 전망과 달리 2분기부터 인하할 수 있으며, 내년 금리인하폭도 점도표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거란 예상이 97.4%를 차지했다. 사실상 동결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내년 1월과 3월 FOMC 역시 금리 동결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금리 동결 예상이 강해진 배경은 물가 둔화 흐름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떨어졌다. 시장 전망치(+0.1%)를 크게 하회했다.
생산자물가는 보통 소비자물가에 6개월 가량 선행한다고 평가된다. 생산자물가가 하락세를 그린 건 향후 소비자물가도 안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시장에 큰 안도감을 선사했다. 미국 10월 CPI는 전년동월 대비 3.2% 올라 9월 상승률(3.7%)은 물론 시장 예상치(3.3%)도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보합세를 기록, 9월 상승률(0.3%)과 시장 예상치(0.1%)를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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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 뉴시스] |
소비도 둔화되는 양상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소매판매 규모가 감소한 건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캐시 우드 AR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대표는 “미국에서 이미 산업 전반에 걸쳐 디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없어진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폴 맥컬리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는 “10월 물가지표는 게임체인저”라며 “사실상 연준의 금리인상 캠페인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시장은 기존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하를 기대한다. 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5월 FOMC에 금리를 낮출 거란 전망이 60.4%를 차지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10월 물가지표가 우호적이라 연준이 내년 2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6월 FOMC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말부터 미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되기 시작, 내년 상반기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찍을 것”이라며 “빠르면 연준이 내년 1분기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인하폭도 점도표(0.5%포인트)보다 훨씬 커질 거란 관측이 곳곳에서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내년 6월과 9월에 한 차례씩 금리를 내리고, 4분기에 추가로 세 차례 더 인하해 총 1.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측했다.
강 대표는 “1.75~2.00%포인트 가량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연준 기준금리는 3%대 초반까지 내려온다.
UBS는 가장 과감한 전망을 내놓았다. UBS는 “내년 2분기부터 미국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내년 말 연준 기준금리는 2.50~2.75%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금리인하폭이 2.75%포인트에 달할 거란 관측이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직 금리인하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물가지표가 우호적으로 나오면서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경우 원‧단러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수 있고 해외자금 유출 위험도 줄어든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단러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떨어진 1296.9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1200원대를 나타낸 건 지난 6일(1297.3원) 이후 10일 만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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