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이자 높은데 차익실현도 어려워…당분간 매도 계속될 것"
경기둔화와 이자부담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법인이 소유 중인 아파트를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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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하반기 중 법인의 아파트 매도물량 추이.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
21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국에서 법인의 아파트를 매도한 거래는 2261건으로 전월(1566건) 대비 44.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 1541건이었던 것에 견줘도 46.7% 많다.
법인의 아파트 매도물량은 올해 상반기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6월 1일)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늘었다가 지난 7월에는 1322건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8월 1467건, 9월 1566건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증가폭도 커졌다.
서울은 10월 중 법인의 아파트 매도거래 증가폭이 특히 더 가팔랐다. 서울에서 법인이 처분한 아파트는 87건으로 전월(36건) 대비 141.7% 늘었다.
통상 법인은 개인보다 투자 성향이 짙고 경기에 민감한 특성이 있다. 활황기에는 거래를 주도하는 '큰손'으로서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추가적인 자본이득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 조정기에는 개인보다 빠르게 '손절'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법인은 보유가 사업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아파트로 차익실현도 기대하기 어렵고 운영비용과 이자부담은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형 법인들의 자금난이 심해진 것도 법인의 아파트 매도거래가 증가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법인은 자금난이 오면 개인보다도 훨씬 더 버틸 재간이 없다"며 "추가로 대출을 받는 게 여의치 않기 때문에 사업체가 존속하려면 고정자산을 처분해야지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속에 법인이 아파트를 보유해 얻는 실익이 적은 만큼 법인의 아파트 매도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집값이 이른 시일 내 반등할 조짐도 보이지 않는데 보유 부동산 때문에 세금만 많아지고 있다"며 "법인의 매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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