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韓 경제…반도체 살아나는데 내수 부진 우려 커

안재성 기자 / 2023-12-28 17:16:59
지갑 닫는 소비자들…내수기업 어려움 '증폭'
"수출 회복세…내수는 한동안 부진 지속될 듯"

한국 경제가 매달 '널뛰기'를 하는 중이다. 산업·생산·소비가 지난 9월 '트리플 증가'에서 10월 '트리플 감소'로 돌아서더니 11월에는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살아나는 추세이나 내수가 좋지 않다. 내수는 내년 전망도 어두워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도 1.0% 늘었다. 반면 설비투자는 2.6% 줄었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했던 10월보다는 다소 나아진 모습이다. 반등을 이끈 건 제조업이었다.

 

▲ 28일 새로 리뉴얼한 서울 은평구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은평 모습. [뉴시스]

 

1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3.3% 뛰어 지난 8월(5.3%)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12.8% 급증했다.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실현하는 등 최근 반도체업황은 확연히 나아지는 모습이다. 미래 전망도 밝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개인용컴퓨터(PC), 스마트폰 등 완성품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재고 소진이 일단락됐다"며 "내년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반도체 수요가 급증 추세"라고 진단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반도체 업황을 괴롭혀 온 과잉 재고가 연말을 지나면서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업황 회복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 속도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여전히 좋지 않다. 한국은행의 12월 BSI 조사에서 제조업 업황BSI는 전달과 같은 70에 그쳤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기준점(100)을 밑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올해 4분기 제조업 업황BSI는 84로 한은 조사보다는 나았지만, 역시 100을 하회했다. 내년 1분기 제조업 업황BSI 전망은 83에 그쳐 4분기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주된 이유는 내수다.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가 겹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과반(52.3%)이 내년 소비 지출을 올해보다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조기업들 중 수출기업은 회복세지만, 내수기업은 갈수록 부진해 전체 업황 전망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내수 중심으로 제조기업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은 관계자는 "내수기업들 중 업황 전망이 좋은 곳은 대부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기업에 장비나 소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이라고 전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내년에도 소비가 부진해 내수는 계속 안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도 내수 부진을 예상했다. 강 대표는 "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가운데 정부도 긴축재정을 추구하니 돈 나올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래도 내년에 수출이 뚜렷이 나아지면서 2%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적 의견을 내놨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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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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