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속도 너무 빠르다…숨고르기 장세 나타날 듯"
코스피가 욱일승천하더니 마침내 새 역사를 썼다. '꿈의 숫자'로 불리던 4000을 돌파한 것이다. "5000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2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57% 급등한 4042.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역대 최초로 4000대에 발을 디뎠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4000선을 넘으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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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
코스피가 초유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배경으로는 △반도체주 랠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하 전망 △미중 무역전쟁 완화·한미 관세협상 타결 기대감 △풍부한 유동성 등이 꼽힌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랠리가 거세다. 두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3.14% 뛴 10만1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0만 원 선을 넘긴 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일 9만 원선을 돌파하면서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났는데 예상보다 더 빨리 달성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50만닉스'를 기록한 SK하이닉스(53만6000원)는 이날 5.29% 폭등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올라 시장 전망치(3.1%)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0.3%)도 시장 전망치(0.4%)를 하회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오는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거란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주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30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해 미중 무역전쟁 완화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 주말 중국과 실무협의를 진행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1년간 유예됨과 동시에 미국의 대중 100% 추가 관세 부과도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29일 한미 정상회담도 주목받는 이벤트다. 그간 진통을 겪어 온 한미 관세협상이 극적인 타결을 이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방한해 국내 기업들과 투자에 대해 논의하는 등 미국 역시 한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결국 미국이 분할 투자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동성은 주식시장 활황과 선순환 구조를 이루며 원활히 유입되는 흐름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시장이 호조세니 유동성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며 "지금은 기대감이 투자금을 부르고 투자금이 늘어나니 지수가 또 오르는 선순환 장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까지 이 기세가 유지되면 5000도 불가능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호재가 많다보니 여러 전문가들도 코스피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달러화 환산 코스피는 아직 신고가가 아니다"며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년 3분기까지 코스피 소속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중장기 상승세를 전망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예상보다 너무 빠른 점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한국 증시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코리아 프리미엄'을 외쳤던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조차도 4000선 돌파는 내년 상반기쯤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시기가 몇달 정도 당겨질 셈이다. 그런 만큼 반작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강 대표는 "한동안 숨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코스피는 연말까지 4000선 근방에서 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연구원은 "아직 거품으로 볼 정도는 아니나 단기간 급등에 따른 과속 후유증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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