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도 축소…"저출산 해결 의지 있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추는 사이 디딤돌대출 금리는 역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신혼가구 등 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6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일반 디딤돌대출 기본금리는 연 2.85~4.15%를 기록했다. 한은이 금리인하를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해 9월(연 2.65~3.95%)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0.2%포인트씩 올랐다.
소득 단위별·기간별 기준으로도 모두 0.2%포인트씩 뛰었다. 예를 들어 작년 9월 기준 연 소득 7000만~8500만 원 가구가 30년 기간으로 디딤돌대출을 받을 경우 기본금리는 연 3.95%였다. 하지만 이달엔 연 4.15%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매입하는 신혼가구 대상 디딤돌대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9월 연 2.35%~3.65%였던 해당 상품 기본금리는 이달 2.55~3.85%로 상·하단 전부 0.2%포인트씩 상승했다.
소득 단위별·기간별 기준으로 모두 0.2%포인트씩 오른 점도 같았다. 연 소득 7000만~8500만 원 신혼가구가 생애 최초 주택 매입 시 디딤돌대출 기본금리(30년 기준)는 작년 9월 연 3.65%, 올해 8월 연 3.8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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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
물론 지금도 여러 우대금리를 최대한 동원하면 연 1%대로 디딤돌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작점이 되는 기본금리가 상승했으므로 우대금리를 받아도 지난해 9월 이전보다 차주가 불리해진 건 분명하다.
디딤돌대출을 알아보는 차주들을 더 분노케 하는 건 한은이 작년 10월부터 기준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1.00%포인트나 인하했다는 점이다. 한은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내려가는 사이 디딤돌대출 금리는 되레 오른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 대출규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가계대출 수요를 억누르기 위해 은행 측에 대출금리 인상을 압박했다. 은행들은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는 축소해 당국에 협조했다.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도 같은 목적으로 기본금리를 끌어올렸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급증 및 집값 급등 원인으로 정책금융도 지목했다"며 "은행들은 어쩔 수 없이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계대출 축소 목적이라고는 하나 디딤돌대출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 가구에는 불리한 조치다. 많은 서민 가구가 한은 금리인하가 반영되지 않는 고금리에 신음하고 있다.
게다가 '6·27 대출규제'로 한도도 줄었다. 일반 디딤돌대출 한도는 2억5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매입하는 신혼가구는 3억 원에서 2억4000만 원으로 축소됐다.
최근 주택 매입을 알아보던 신혼부부 이 모(38·남) 씨와 박 모(36·여) 씨는 이런 상황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는 "아이를 키우려면 집이 필요하다고 여겨져 주택을 매입하려 했는데 금리는 오르고 한도는 줄어 갑갑하다"고 하소연했다. 박 씨는 "초저출산이 우리나라의 큰 문제로 거론되는데 정부는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금융당국의 과도한 대출규제로 서민의 '주거 사다리'가 끊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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