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짓누르는 '三高'…"해결책 없어 기우제나 지내야"

안재성 기자 / 2025-12-08 17:05:24
고물가·고환율·고금리 겹치니 마땅한 해결책 찾기 힘들어
연준 금리인하·일본은행 금리인상 등 우호적 대외변수 필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삼고(三高) 현상'이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기우제나 지내는 수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L)당 1746.7원으로 전주보다 1.7원 올랐다. 경유 가격(리터당 1662.9원)도 2.5원 상승했다. 둘 모두 6주 연속 오름세인데, 이 기간 각각 리터당 80원, 120원 이상 솟구쳤다.

 

▲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뉴시스]

 

석유류뿐 아니라 '먹거리 물가'도 가파르게 뛰면서 가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11월 쌀값은 전년 동월 대비 18.6% 급등했다. 귤(26.5%), 사과(21.0%), 돼지고기(5.1%), 국산쇠고기(4.6%), 고등어(13.2%) 등도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전달과 같았으나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2.9%에 달했다. 지난해 7월(3.0%)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고공비행 중인 원·달러 환율도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9원 내린 1466.9원을 기록했다. 이날 소폭 떨어지긴 했으나 환율은 지난달 중순부터 1460~1470원대로 고공비행 중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하면서 대출금리까지 상승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1~6.21%다. 10월 말(연 3.39~5.69%) 대비 상·하단 모두 0.52%포인트 뛰었다. 하단은 4%에 근접했고 상단은 6% 선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연 3.43~6.23%에서 연 3.63~6.43%로 상·하단 모두 0.20%포인트씩 올랐다.

 

문제는 삼고의 늪은 빠져나올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물가·고환율 배경 중 하나로 꼽히는 가파른 통화량 증가 이슈는 내년에 더 심화할 전망이다.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보다 8.1%(54조7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고금리 해결을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니 물가·환율이 더 뛸 우려가 높다. 물가·환율을 잡자고 금리를 올리자니 경기가 너무 나쁘다.

 

정부가 다각도로 애를 쓰고는 있다. 물가를 잡으려고 유류세 인하 연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먹거리 물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또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 수출기업, 증권사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모두 대증요법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보기 어렵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 역전을 오래 방치하고 정부가 과도한 통화량을 푸는 등 장기간 누적된 문제라 해결이 난망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금 한은은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상태"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낮추길 바라며 기우제나 지내는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도 "해결할 방도가 별로 없다"며 "연준 금리인하, 일본은행 금리인상 등 우호적인 대외변수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 역시 같은 의견을 표하며 "내년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내리고 국제유가가 하향안정화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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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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