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약한 원화…한동안 고환율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해 배경이 주목된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7원 오른 1473.7원을 기록했다. 전날 2.6원 뛴 데 이어 이틀 연속 오름세다.
연준이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50~3.75%로 0.25%포인트 내려 한미 금리 역전폭도 1.25%포인트로 축소됐음에도 환율은 되레 더 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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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
이는 구조적인 달러화 실수요 탓으로 여겨진다.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내년부터 매년 200억 달러씩 대미 직접투자가 이뤄져야 하니 수출기업들은 달러화를 쌓아두고 좀처럼 시장에 풀지 않고 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가 활발한 점도 달러화 수요를 확대시키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수입업체 결제 수요와 서학개미가 환율 하방을 단단히 지지해주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구조적인 고환율은 수입물가 상승을 불렀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41.82(2020=100)로 전월(135.19) 대비 2.6% 올랐다. 지난 7월(+0.8%) 이후 다섯 달째 상승세로 지난해 4월(+3.8%) 이후 최대 오름폭이다.
11월 원·달러 환율(1457.77원)이 전월(1423.36원) 대비 2.4% 뛴 점은 수입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계약 통화 기준으로는 수입물가 상승률이 0.6%인데 반해 원화 기준으로는 2.6%라 환율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12월 들어서도 현재까지 환율이 전달보다 0.08% 올라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 오름세는 전체 물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구조적인 환율 강세 요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매년 200억 달러씩의 대미 직접투자는 이미 확정돼 되돌릴 수 없다.
정부가 과도한 해외주식 매수를 막겠다고 증권사들을 다그치고 있으나 개인의 투자를 규제할 마땅한 방도가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미국 주식 등 달러화에 투자해야 한다는 기류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달러화 투자 확대→ 환율 상승'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확실한 규제책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강화인데 인기가 없어 실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고환율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생각보다 원화가 약하다"며 "한동안 1460~1470원대 고환율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NH선물 연구원은 "내년에도 강달러 기조가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1410원~1540원 사이로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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