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제마진 하락세"…미래 '불투명'
최근 한 달여 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고공비행했음에도 주요 정유주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고환율과 유류세 인하폭 축소가 유가 상승 주 원인이어서 정유업체 실적 개선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SK이노베이션은 전거래일 대비 0.52% 떨어진 11만4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하락률(0.16%)보다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에쓰오일(7만7900원)은 이날 1.56% 올랐으나 최근 일주일 간 주가 흐름은 좋지 않다. 지난달 24일 대비 코스피는 1.3%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에쓰오일은 4.4%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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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뉴시스] |
요새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지속적인 오름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리터)당 1745원으로 전주보다 15.3원 상승했다. 경유 가격(리터당 1660.4원)은 23.9원 뛰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모두 5주 연속 오름세다. 이 기간 중 휘발유는 80원 이상, 경유는 120원 이상 급등했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업체 이익도 늘어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일반적이다. 휘발유·경유 가격이 상당 기간 상승세임에도 정유주가 지지부진한 건 국제유가가 아닌 부분에서 상승 압력이 작용한 탓으로 여겨진다.
국제유가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논의 영향으로 내림세다. 종전이 이뤄지면 대 러시아 제재도 완화되면서 원유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국내에 주로 수입되는 중동산 두바이유의 11월 넷째 주 평균 가격은 배럴당 63.2달러로 한 달 전인 10월 다섯째 주(66.2달러) 대비 4.5% 하락했다. 11월 들어 4주 연속 내림세다.
그럼에도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상승일로를 달린 배경으로는 우선 고환율이 꼽힌다. 최근 열흘(11월 18~28일)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69.4원으로 지난달 평균(1424.8원)보다 3.1% 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9.9원을 기록해 전거래일 대비 0.7원 내렸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는 대부분 수입되며 결제는 달러화로 이뤄진다"며 "따라서 환율이 뛸수록 국내 유가도 상방 압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11월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10%에서 7%로 축소했다. 이 때문에 휘발유는 리터당 25원, 경유는 리터당 29원씩 뛰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체 실적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에 크게 좌우된다"며 "보통 국제유가가 뛰면 싱가포르 정제마진도 오르기에 이익이 늘어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국내 유가 흐름은 정유업체 이익에는 도움 되는 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분의 3분의 1가량은 세금으로 정부에 들어갔다. 아울러 고환율로 인해 원유 수입 가격이 오른 부분이 휘발유·경유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기에 소비자들도 괴롭지만 정유업체도 이익을 거두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휘발유·경유 가격이 꽤 상승했지만 정유업체 실적 개선과는 무관했기에 주가도 지지부진한 양태"라면서 "앞으로도 나아질 부분이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최근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하락세"라면서 정유주 미래가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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