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 사용 금지는 가장 보편적인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대책이다. 유엔 산하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 자원연구소(WRI)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일회용 플라스틱과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법적 규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7월 기준 192개 유엔 회원국 중 66%에 해당하는 127개국이 비닐봉지 규제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유입된다. 국제해양환경단체인 해양보존센터(Ocean Conservancy)에 따르면 매년 약 8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중 하나가 담배 필터에 대한 규제다. 일반인들은 담배꽁초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그러나 알고 보면 담배꽁초는 플라스틱 덩어리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담배의 90% 이상이 플라스틱의 일종인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필터를 만든다. 가느다란 섬유로 만들어진 담배 필터는 일반 플라스틱 제품보다 더 빨리 분해돼 지름 5㎜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그만큼 더 건강에 치명적이다.
해양보존센터에 따르면, 지난 32년 동안 전 세계 해변에서 수거한 해양 쓰레기의 3분의 1이 담배꽁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담배 생산량의 3분의 2가 꽁초로 버려진다고 발표했다. 연간 3조 개비의 담배가 생산된다면 2조 개비의 담배꽁초가 버려진다는 의미다.
이에 독일 등 유럽연합 각국은 오는 2025년까지 담배 필터와 과자 봉투 등의 포장재에 들어있는 플라스틱을 대폭 줄여나가기로 했다. 또 관련 제조업체로 하여금 해당 제품의 수거와 폐기까지 책임지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담배 제조사의 경우 향후 담배꽁초 수거를 위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플라스틱 함유 필터를 2018년과 대비할 때 오는 2025년까지 절반, 2030년까지 80% 줄이도록 하는 내용의 플라스틱 꽁초 규제법안은 지난해 10월 유럽연합 의회를 통과했다.
우리나라는 1993년부터 담배 제조 및 수입업체에 폐기물 부담금을 물리고 있지만 담배꽁초 관리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기물 부담금만 납부하면 담배꽁초 처리 책임은 면제되기 때문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5mm 이하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은 자동차 타이어가 마모될 때 나오는 먼지와, 화학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세탁할 때 떨어지는 섬유 찌꺼기가 마이크로 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지적한다.
노르웨이 환경단체 벨로나는 “타이어에서 떨어져 나오는 플라스틱 조각들이 하수구를 통해 강과 바다로 유입되는데, 매년 25만t에서 50만t의 미세플라스틱이 EU의 수로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에 유럽의회는 지난달 26일 새로운 타이어 표시(라벨링) 규정을 채택했다. 소비자에게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타이어를 홍보하기 위해 타이어에 ‘도로 교통의 안전과 경제적 효율성을 개선하면서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타이어’라는 내용을 표시하도록 했다.
기업 차원의 자체적인 노력도 있다. 타이어 제조업체 콘티넨털은 러시아산 민들레 뿌리로 타이어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민들레 뿌리를 이용해 만든 천연 타이어는 열대우림의 고무에 비해 배기가스와 플라스틱을 매우 적게 배출한다.
합성섬유에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은 타이어에서 떨어져 나오는 플라스틱보다 더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 (IUCN)에 따르면 섬유는 바다에 유입되는 주요 미세 플라스틱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50% 이상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에 ‘세탁시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온다’는 라벨을 의무적으로 부착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미국 의류신발협회(AAFA)는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는 주된 원인이 ‘합성섬유’에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며 “의류에 라벨을 부착하기 전에 더 많은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회용품 사용 증가의 주범으로 꼽히는 택배업체의 과대포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시는 쓰레기 배출저감과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감소를 위해 택배업체의 영업을 까다롭게 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올 1월 상하이시 인민대표대회 회의를 통과한 ‘생활쓰레기 관리조항’에 따르면 7월부터 상하이에서 영업하고자 하는 택배업체는 친환경 고무백이나 에코백 같은 포장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전자상거래업체 역시 마찬가지다. 전자상거래 업체는 일회용이 아닌, 반복사용 가능한 포장봉투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 가격 혜택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친환경 포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캐나다에서도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감축정책이 이미 시행 중이다. 밴쿠버에선 지난해 5월부터 음식점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법안이 시행됐고 올 6월부터 일회용 컵 및 테이크아웃 용기 유통이 금지된다. 빅토리아주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일회용 제품 사용규제가 추진되고 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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