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물가 동향은…"더 오를 수도" vs "점차 둔화할 것"

안재성 기자 / 2025-12-02 17:11:23
高환율·통화량 증대에 물가상승률 확대 '위험'
"환율 하락·수요 둔화에 물가상승률 떨어질 듯"

둔화 흐름을 타며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신선식품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다시 불안해지는 모습이다.

 

고환율과 통화량 증대 탓에 물가상승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물론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2.4%로 전달과 같았다. 지난 8월 1.7%까지 떨어졌다가 9월(2.1%)과 10월(2.4%) 2개월 연속 상승한 물가상승률이 지난달에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들썩이는 분야는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생활물가지수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2.9%로 지난해 7월(3.0%)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석유류는 5.9%, 신선식품은 4.1% 뛰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 데다 환율까지 치솟아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뉴시스]

 

향후 물가 불안 요인으로는 고환율이 우선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내린 1468.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480원 선을 넘나들다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다소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올려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을 준다.

 

가파른 통화량 증가세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통화량(M2 기준)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5% 늘어난 4430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6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2년 6월(9.0%)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8월 통화량 증가율도 8.1%로 꽤 높았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확장했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의 돈이 시중에 풀리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확장재정을 추구하면서 통화량 증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이날 오전 약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합의했다.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은 밤늦게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산안 총액은 올해보다 8.1% 증액된 규모로, 정부가 제출한 원안과 비슷했다. 확장재정을 위해 정부는 나라 빚이 대폭 증가하는 것도 감수했다. 정부에 따르면 내년 말 국가채무는 1415조2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141조8000억 원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1.6%로 사상 처음 50%대에 진입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확장재정은 곧 통화량 증가를 부른다"며 "통화량이 늘어날수록 원화 가치가 떨어져 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물가 하방 요인으로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거론된다. 정부는 먼저 환율을 안정시키려 수출기업, 증권사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한은과 국민연금이 맺은 650억 달러 규모 외환스와프 연장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내년에도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식품원료 할당관세를 연장 적용한다고 밝혔다. 할당관세는 일정 기간 정해진 양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춰 부과하는 제도로 물가에 하방 압력을 준다.

 

식품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조리 전 중량 표시도 의무화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기업을 억누르는 건 과거에도 정부가 자주 썼던 수단"이라며 "이번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물가 관리가 민생 안정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각오로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먹거리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물가 동향에 대해 전문가들 예상은 엇갈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동안 고환율이 유지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와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둔화론을 폈다. 

 

김 교수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이며 경기 침체로 수요 둔화가 예측된다"며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해 2%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대표는 "일본은행이 곧 금리를 인상해 엔화와 커플링돼 움직이는 원화 가치도 상승할 것"이라며 "환율이 하향안정화되면서 물가에 하방 압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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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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