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상환 버거워하는 집주인 늘어…"구조적 위험 해소 안 돼"
전세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는 상반기 중 '역전세난' 위험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전세가가 최저일 때와 비교해 오른 것일 뿐, 이전 시세에는 여전히 한참 미치기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22일 발표한 2월 3주차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전국 전세가격지수는 88.8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22년 2월 3주차(104.5) 대비 15.7포인트(15.0%) 낮은 수치다. 이번주 기존 전세계약이 끝나 새로 세입자를 들이는 집주인이 있다면, 신규 계약을 맺을 때 기존 계약보다 평균 15%가량 임차보증금을 낮췄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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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부동산원이 주간아파트동향을 통해 발표한 전세가격지수를 2년 전 대비 증감율로 재구성해 나타낸 역전세 발생 위험 추이.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
역전세란 전세계약 만기 시점에 해당 주택의 전세보증금 시세가 기존 보증금보다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차액은 집주인이 치러야 할 비용이다. 차액이 클수록 집주인의 현금마련 부담이 늘고 세입자에게 차액을 돌려주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전 계약 시점 대비 전세가격지수 하락폭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더욱 크다. 서울의 2월 3주차 전세가격지수는 87.2였다. 2년 전 103.4였던 것에 비해 16.2포인트(15.7%)나 낮다. 수도권은 2년 전 105.2였던 전세가격지수가 86.2로 내려온 상태다. 무려 19포인트(18.1%) 차이를 보인다. 집주인이 보증금의 20% 가까운 돈을 내 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실거래 자료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7일에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164.97㎡)가 27억 원 전세거래를 신고했는데 이는 2022년 6월 체결된 전세계약 34억 원 대비 20% 떨어진 수준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84.98㎡) 전세가격도 2년 전 15억800만 원에서 지난 16일 10억2000만 원으로 3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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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이후 전국 전세가격지수 변화 추이.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
전세가 자체는 분명히 꾸준한 상승세다. 서울은 5월 5주차(83.6) 이후 40주 연속으로 올랐고 수도권도 7월 1주차(82.7) 이후로 35주간 내리 오름세다.
하지만 이 정도 상승폭으로는 역전세 위험을 상쇄하기에 역부족하다. 서울의 40주간 누적 상승률은 4.2%에 불과하고 수도권의 35주 누적 상승률도 4.1%에 불과했다. 현 전세가격이 2022년 2월 대비 15~18% 수준의 격차를 보이는 것에 비해 미미한 상승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세가격 최고점에서 체결된 임대차 계약의 만기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속속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차계약 만료시 집주인이 부담해야 하는 차액도 전세가 상승흐름과 별개로 점점 커지고 있다. 부동산원의 전세가격지수 추이는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가장 높았다. 역전세난 위험이 올해 2분기까지 점점 고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전세가격 상승 흐름 탓에 '역전세난 우려'가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전세가격이 조금 올랐지만 시장 구조적인 역전세 위험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집주인들의 반환대출 액수 잔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보험 지급액수도 매달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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