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불성립이 금융시장 불안 키워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이 맞물리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78% 급락한 2360.5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627.01)은 5.19% 폭락했다. 둘 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그리며 연저점을 찍었다.
개인투자자가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에서 기관투자자가 6907억 원, 외국인투자자가 1030억 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8860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은 3014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53억 원, 1002억 원 순매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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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
증시 부진과 원화 가치 하락은 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에서 비롯됐다. 계엄 사태는 6시간 만에 일단락됐으나 국내외에 심각한 우려를 낳았다. 그 여파로 증시 내림세와 환율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매주 탄핵안 표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당장 오는 14일 2차 탄핵안 표결을 예고했다. 지난 7일처럼 국민의힘의 표결 거부로 탄핵안이 또 폐기되면 정국 불안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국정 안정은 당분간 요원하다. 대통령 직무정지, 헌법재판소 판결, 탄핵 시 조기 대선 등의 굵직한 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몇달 간 혼란은 불가피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사실상 윤 대통령 리더쉽은 무너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탄핵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되니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돼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연장된 점을 꼽으며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5, 6일에도 증시가 부진하긴 했으나 곧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될 거란 기대감에 낙폭은 4일보다 축소됐다"며 "하지만 기대가 빗나가면서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핵안이 다시 국회 본회의에 올라가려면 빨라도 이번 주말은 돼야 할 듯하다"며 "주중 내내 증시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충격이 너무 크다"며 "오는 10일이나 11일쯤 코스피가 장중 2300선을 터치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은 늘 앞서나가는 면이 있다"며 추가 하락폭이 그리 크진 않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강 대표는 "반대매매가 기승을 부릴 시점이 증시 바닥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자자가 신용융자금 등으로 주식을 매입한 뒤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 변제하지 못할 경우 해당 투자자 의사와 관계없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비상계엄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뒤 정치적 불확실성만 제거되면 곧 주가가 회복될 거란 기대감에 단기 신용융자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많다"며 "하지만 탄핵안 부결후 주가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여러 투자자들이 반대매매 위험에 몰려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반대매매는 시작됐고 곧 절정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연·강승원·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계엄과 탄핵 불발 탓에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지 않고 1450원 근방에서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1450원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환율 고점이므로 그 이상으로 추가 상승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또 중장기적으론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 연구원은 "대내 정치 리스크와 연동한 단기 불확실성이 불가피하지만 환율의 중장기 방향성을 바꿀 요인은 아니다"며 "내년 1분기에는 1300원대 초중반 수준으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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