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962억 적자…“이자비용 늘어나면 적자폭 심화 우려”
저축은행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민에 빠졌다.
예금 이탈을 막으려면 예금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데, 그 경우 이자비용이 증가해 수익성 악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저축은행들이 작년 이맘때 판 5~6%대 고금리 예금 상품들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발생 후 채권시장 경색을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대폭 줄였다. 대신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고금리 예금 특판을 실시했다. 은행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저축은행들도 앞다퉈 고금리 예금 상품을 내놓았다.
그 만기가 지금 돌아오는 것이다. 고금리예금 만기는 내년 1월까지 이어지며, 총 100조 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가 돌아온 예금을 다시 붙들어두려면,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저축은행 금리 수준으로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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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예금 이탈을 막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함부로 올리다가 적자폭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뉴시스] |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연 4.24%다.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CK·동양·머스트삼일저축은행 금리가 연 4.60%다. 연 3%대인 곳도 여럿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이 정도 금리로는 시중은행이나 상호금융권에 비해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다”고 자인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4.00~4.05% 수준으로 저축은행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상호금융권인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은 연 5%대 초중반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들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지역별로는 연 6%가 넘는 특판을 출시한 곳도 여럿이다.
이대로는 금리 경쟁력이 없으므로 예금 이탈을 막으려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 때문에 그럴 수 없는 게 저축은행 처지다.
저축은행들은 이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총 당기손익은 96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9년 만에 첫 적자(-528억 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434억 원 손실을 나타낸 것이다. 8956억 원 흑자를 낸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당기손익이 9918억 원이나 급감했다.
주된 원인은 고금리와 경기침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상반기 이자수익은 5조4331억 원으로 전년동기(4조5044억 원) 대비 20.62% 늘었다. 하지만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1조2066억 원에서 2조6574억 원으로 120.24% 폭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탓에 예금 등 자금조달비용이 늘었다”며 “반면 대출금리는 최고금리 제한(연 20%)에 걸려 충분히 올리지 못하면서 적자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시중금리가 하락세일 때는 최고금리를 연달아 낮추면서 금리가 올라갈 때는 이를 반영해주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가 부진하면서 취약차주가 많은 편인 저축은행 연체율이 치솟았다. 저축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3.41%)에 비해 1.92%포인트 급등했다. 연체율이 높을수록 고액의 대손충당금이 발생해 경영을 압박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렸다간 적자폭이 더 커진다”며 “연 5% 이상 특판 상품을 내놓는 곳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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