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전세대출 우대금리 공시 강화, 효과 있을까

안재성 기자 / 2025-08-27 16:52:51
금감원, '금융상품 한눈에' 우대금리 공시 의무화
이미 은행연합회 사이트서 가산·우대금리 공시 중
대출규제 탓 금리 상승…"은행에 금리 결정권 없어"

금융당국이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 공시 의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 간 우대금리 경쟁을 촉발해 궁극적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려는 것이 취지로 여겨진다. 하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금융당국이 대출규제를 거두기 전엔 어떤 수단도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2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상품 한눈에' 사이트에 은행 주담대와 전세대출 우대금리 정보를 제공토록 하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예고했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우대금리 공시 강화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거듭 인하해도 은행 대출금리는 별로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꼼수'로 대출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불만은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즉, 한은 금리인하로 준거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상쇄된다.

 

이는 실제 은행 대출금리 변화에서 확인된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49~5.68%를 나타냈다. 한은 금리인하 직전인 지난 5월 28일(연 3.53~5.16%)보다 하단은 0.04%포인트 떨어졌으나 상단은 0.52%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38~6.10%에서 연 3.41~6.21%로 하단은 0.03%포인트, 상단은 0.11%포인트씩 뛰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췄음에도 은행 대출금리는 역주행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는 축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금리에 허덕이는 차주들에게 우대금리 공시 강화가 도움이 될 지는 불투명하다. 금융권에선 "새삼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미 전국은행연합회 사이트에서 대출 우대금리뿐 아니라 가산금리까지 모두 공시하고 있어서다. '금융상품 한눈에' 사이트에 우대금리를 공시한다 해도 은행 입장에선 크게 달라질 게 없는 셈이다.

 

무엇보다 대출금리 고공비행 원인으로 '은행의 탐욕'이 지목되는데 대해 금융권 인사들은 전부 손사래를 친다.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에는 자율적인 금리결정권이 없다"며 "특히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철저하게 금융당국 의향에 따라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억제를 원하고 은행은 그에 맞춰 대출금리를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지금이라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풀어주고 대신 금리를 낮추라고 요구하면 은행들은 즉시 따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에도 은행이 금융당국 의향을 거스르며 금리를 올린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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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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