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린다더니?"…'버퍼링' 걸린 변동형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안재성 기자 / 2023-12-19 16:51:57
변동형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고정형 주담대 하락폭에 못 미쳐
금융채 5년물 하락폭 커…'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코픽스는 상승

40대 직장인 A 씨는 3년 전 집을 사면서 변동금리로 2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작년부터 금리가 치솟으면서 무거운 원리금 상환부담에 시달렸다.

 

A 씨의 대출금리는 매년 12월에 변하는데, 최근 금리가 낮아진다는 소식을 듣고 반색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대출금리가 0.2%포인트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은행에 항의해봤지만 "시장금리대로 결정한 것"이란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 완화로 시장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대출금리 하락에 대한 차주들의 기대도 커졌다. 그러나 변동형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는 하락 속도가 느려 차주들이 실망감을 표한다.

 

▲ 최근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크게 떨어진 데 반해 변동형 주담대와 신용대출은 금리 하락 속도가 느리다. [게티이미지뱅크]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39~5.80%로 집계됐다. 지난달 17일(연 4.14~6.58%) 대비 하단은 0.75%포인트, 상단은 0.78%포인트씩 떨어졌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락세가 뚜렷한데 반해 변동형 주담대와 신용대출은 버퍼링이 걸린 모습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2~6.87%로 지난달 17일(연 4.53~7.12%)보다 하단은 0.01%포인트, 상단은 0.25%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는 연 4.58~6.58%에서 연 4.54~6.54%로 상하단이 모두 0.04%포인트씩만 낮아졌다.

 

이 때문에 최근 변동형 주담대나 신용대출 금리변동 시기가 다가온 차주들은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상품별로 금리 하락 속도가 다른 이유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준거금리의 흐름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연준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긴축 기조를 완화한 뒤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주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빠르게 반응했다.

 

전날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 3.85%로 10월 말(연 4.77%) 대비 0.9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주로 쓰이는 코픽스는 되레 올랐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00%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여파"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면서 채권시장이 경색되자 은행은 자금 조달을 위해 예금금리를 대폭 끌어올렸다. 그 때 판 고금리 예금들의 만기가 돌아오자 은행들은 자금 유출을 막으려고 또 예금금리를 인상했다.

 

코픽스는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해 산정하는데, 예금금리 영향이 가장 크다. 즉, 예금금리가 뛰면서 코픽스도 상승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지나가면서 최근 예금금리는 하락세"라며 "조만간 코픽스도 내려가면서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역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채 1년물 금리는 하락세긴 하나 5년물보다 속도가 느리다. 전날 기준 3.75%로 10월 말(4.15%)보다 0.40%포인트 내렸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원래 금리가 하락세일 때는 단기물보다 장기물의 움직임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채 1년물 금리는 꾸준한 내림세"라며 "곧 신용대출 금리에도 뚜렷한 하락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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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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