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대출금리 1%p ↑…"집값 하락 기대에 매수 수요 냉각"
새해 들어 은행이 가계대출 빗장을 풀었음에도 대출 규모가 오히려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대출금리가 오른 데다 무엇보다 움츠러드는 주택 경기 영향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은 가속화할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망국적 투기','미친 집값'을 잡고 말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연일 발신하는 터다. 주택 매물은 늘고 매수는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4일 KPI뉴스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5대 은행 자료를 취합한 바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총 765조8131억 원이다. 지난해 12월 말(767조6781억 원) 대비 1조8650억 원 줄었다. 2개월 연속 감소세로 감소폭은 2024년 4월(–2조2238억 원)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대치다.
주택담보대출이 특히 크게 줄어 전체 가계대출 감소세를 견인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0조1245억 원으로 전월 말(611조6081억 원)보다 1조4836억 원 줄었다. 주담대가 감소한 건 2024년 3월(-4494억 원)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감소폭은 2023년 4월(-2조2493억 원)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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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악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
5대 은행은 새해 들어 가계대출 빗장을 풀었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타행 대환대출 등 여러 상품들을 판매 재개했다.
그럼에도 가계대출이 감소한 배경으로는 우선 대출금리 상승이 꼽힌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5~6.60%로 지난달 초(연 3.94~6.24%) 대비 하단이 0.31%포인트, 상단은 0.36%포인트씩 각각 뛰었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61~5.31%에서 3.81~6.34%로 하단은 0.20%포인트 오르고 상단은 1.03%포인트나 급등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2.50% 동결한 영향이 크다. 한 시중은행 채권 딜러는 "한은이 향후 장기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 등 시중금리가 상승세"라면서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금리를 더 내릴 거란 기대감이 선반영돼 작년 3분기까지 시중금리가 꽤 떨어졌는데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는 것"이란 설명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따라서 시중금리가 뛰면 준거금리도 올라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된다.
연초부터 이 대통령이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잡겠다"며 팔을 걷어붙이면서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냉각 중이다. 매수 수요는 얼어붙고 가계대출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새 부동산이 썰렁하다"며 "급매물이 나와도 보러 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고 예상해 매수 수요가 얼어붙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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